[기자수첩]양극화와 '상위 1%' 프리미엄

  • 등록 2015-09-10 오후 3:30:02

    수정 2015-09-10 오후 4:27:15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세계 1위의 보일러기업 독일 바일란트가 한국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상위 1%를 위한 프리미엄 제품을 들고서다.

이들은 ‘Made in Germany’의 높은 신뢰도와 140여년 전통을 앞세워 국내 보일러 제품보다 3~4배이상 비싼 보일러를 선보일 계획이다. 바일란트는 한국시장엔 아직까지 없는 ‘프리미엄 보일러’ 성장세가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전히 ‘저가’의 인식이 강한 중국의 가구업체 오파인도 한국에 곧 상륙한다. 강남의 고급 빌라 등을 대상으로 평균 800만원대의 주방가구를 주요 제품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국내 주방가구 1위 한샘(009240)이 판매하는 평균 제품가보다 2~3배이상 비싸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자면 선택의 측면에서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지는 점은 반길만 하다. 게다가 경동나비엔(009450), 귀뚜라미 등 국내 보일러업체들이 “10년이상 쓰는 보일러가 100만원도 안 된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프리미엄 시장이 형성되는 것도 의미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한편으론 씁쓸함을 감추기 어렵다. 최근 진출하는 외국기업들은 한국의 상위계층 ‘그들만의 성장세’를 보고 뛰어드는 모양새기 때문이다. 비록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대에 그치고, 저성장이 고착화된다 해도 ‘프리미엄’을 붙인 시장은 여전히 승승장구할 것으로 믿고 있다.

한국의 임금근로자 상위 10%의 소득이 하위 10%의 56배에 달한다고 한다. 상위 10%의 평균 소득은 연 1억원(세전)을 넘는 반면 하위 10%는 연 450만원에 그친다. 다보스포럼을 주관하는 세계경제포럼(WEF)은 최근 한국의 복지, 세금 정책 등을 통한 부의 재분배정책이 비교 대상 30개국 중 가장 형편없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사업가는 언제 어디서건 기회를 포착하면 달려들기 마련이다. 바일란트는 수년간 지켜보다 아시아 시장에서 기술력과 지속가능성을 갖춘 한국시장에 이제 막 베팅했다. 과감한 투자로 단기간 내에 톱3에 진입한다는 포부다. 무신경한 정부의 양극화 확대 정책들이 이들에게 더 좋은 사업 기회를 제공하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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