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우리나라가 미국과 협력해 달탐사선 다누리호로 달 탐사를 한데 이어 태양 탐사 분야에서 미국과 힘을 모은다. 한국과 미국이 공동 개발한 우주망원경인 태양 코로나그래프가 오는 10월께 발사되기 전 최종 점검을 마쳤다. 앞으로 로켓에 실려 우주로 향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설치돼 최대 2년 동안 운영되며 태양 코로나(태양대기의 가장 바깥 영역) 온도와 속도를 동시에 관측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우주항공청과 한국천문연구원은 미항공우주국(NASA)과 공동으로 개발한 태양 코로나그래프(CODEX)를 발사하기 전 최종 점검을 마쳤다고 8일 밝혔다.
| 2024년 8월 CODEX 최종 점검 사진.(사진=우주항공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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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그래프는 태양 표면에 비해 백만 배 이상 어두운 코로나를 관측할 수 있는 특별한 망원경이다. 태양 표면인 광구가 상대적으로 밝아 개기일식을 제외하면 지상에서 코로나 관측이 불가능하고, 인공적으로 태양 면을 가려야만 코로나를 관측할 수 있다. 이번 망원경은 태양 코로나 형상만 촬영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제한적으로만 관측할 수 있었던 온도와 속도를 하나의 기기에서 동시에 관측해 2차원 영상으로 구현할 수 있다.
| 한국 우주항공청과 미항공우주국은 태양 코로나그래프를 10월께 발사하기 전 최종 기능 점검을 마쳤다.(자료=우주항공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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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로젝트에서 천문연은 CODEX의 핵심기술인 편광카메라, 필터휠, 구동 제어기 등 하드웨어와 코로나그래프 비행 및 지상 운영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NASA는 코로나그래프의 광학계와 광기계부, 태양 추적 장치를 개발했고, ISS 설치와 운영을 맡았다. 한국이 200억원, 미국이 3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자했다.
공동연구진은 지난 2017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올해 4월 CODEX 통합 조립을 완료하고, 지난 달 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미국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와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이뤄진 CODEX 통신·제어 기능 시험을 마쳤다. 오는 10월께 NASA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가 개발한 화물선에 실어 팰컨9 로켓으로 발사할 예정이다.
앞으로 연구팀은 CODEX를 통해 태양 반경의 세 배에서 열 배에 이르는 영역의 코로나 온도와 속도를 측정해 우주 날씨를 더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한 기반 기술로 활용할 계획이다.
강현우 우주항공청 우주과학탐사임무설계프로그램장은 “지난 2017년부터 2023년까지 7년간 한국과 미국이 태양 코로나의 온도와 속도를 2차원으로 측정할 수 있는 관측기를 개발했다”며 “최대 2년간 운영되며 태양 코로나 가열, 태양풍 가속, 우주 환경 연구에 기여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번 협력이 무사히 이뤄면 미국과 협력이 강화되고 후속 태양 연구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NASA 측 연구책임자인 제프리 뉴마크 박사는 “한국이 보유한 우수한 소프트웨어 기술과 NASA의 광학계·태양 추적장치 기술이 잘 접목된 상생 기술”이라며 “CODEX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면 장기적으로 운영할 유사 관측기기 개발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CODEX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태양 코로나와 태양풍 등 태양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우주청은 태양 연구와 우주 날씨 예측 분야에서 NASA와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양국 간 지식과 기술을 공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