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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가입자에게는 반가운 일이지만 제지업계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 실손보험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4000만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릴 정도다. 실제 연간 1억건 이상의 실손보험금 청구가 이뤄진다. 이때 통상 한 건당 4장의 종이서류가 소요된다. 연간 4억장 이상의 종이가 실손보험 청구에 사용되는 셈이다.
한국제지는 월 3만5000t(연 42만t)의 종이 제품을 생산한다. A4용지 기준으로 2500장이 들어가는 박스 기준으로 3360만박스 분량이다. 80박스가 1t 정도를 차지한다. 장으로 환산하면 840억장(=3만5000*12*80*2500)이다. 이 중 복사지 부분은 25%로 210억장이다. 따라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로 감소되는 연간 4억장의 종이 가운데 한국제지 몫을 시장 점유율 35%에 따라 1억4000만장으로 추산한다면, 한국제지 판매량의 0.7%(1억4000만장/210억장)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무림과 한솔제지에 미치는 영향은 한국제지보다 적을 전망이다. 복사지를 직접 생산하지 않는 데다 수입 물량도 미미하기 때문이다. 무림 관계자는 “복사지는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02%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무림의 주된 종이 제품은 책과 교과서 등 서적용 인쇄용지가 60%이며 의약품, 화장품 등의 케이스로 쓰는 특수지가 30% 정도를 차지한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수입 복사지의 매출 비중은 1%도 채 안되는 수준이라 비율을 산출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솔제지 주력 제품은 매출기준 인쇄용지가 65%, 백판지 등 산업용지가 28%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