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현대차, 똑같은 주주환원책에도 엇갈린 주가

자사주 매입·배당 확대 등 적극적 주주환원책
실적 바닥 분석 삼성전자는 주가 회복세
현대차는 여전히 바닥…탈출 난망
  • 등록 2015-01-26 오후 4:50:30

    수정 2015-01-26 오후 4:50:30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똑같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고 똑같이 배당확대 방침을 밝혔다. 그런데 주가는 정 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 20%에 육박한 몸집을 자랑하며 한국 증시를 이끌고 있는 쌍두마차 삼성전자(005930)현대차(005380) 얘기다.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0.22%(3000원) 오른 138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까지 2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139만원에 바짝 다가섰다.

반면 현대차는 2.08%(3500원) 하락한 16만4000원을 기록했다.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약세로 3거래일째 17만원을 밑돌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두 기업의 주가 흐름은 지난해부터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어닝 쇼크’ 수준의 성적을 낸 이후 108만원대까지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확대 방침을 밝히면서 주가는 서서히 회복궤도에 올랐다. 올해 들어서는 기대 이상의 지난해 4분기 성적을 내놓으면서 140만원 회복을 시도 중이다.

반면 현대차는 지난해 9월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매입 이후 곤두박질 치기 시작한 주가가 도통 반등의 기미를 잡지 못하고 있다. 당시 하루에만 9% 이상 폭락하며 20만원 아래로 내려온 현대차 주가는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확대라는 회사 측의 ‘주가 띄우기’ 노력에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한 채 16만원 대에 머물러 있다.

시장에서는 두 기업 주가의 희비를 가르고 있는 가장 큰 요인으로 실적을 꼽고 있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5조200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인 4조8000억원을 약 4000억원가량 웃돌았다. 만족할만한 성적은 아니었지만, 시장에 성적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을 주기에는 충분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실적 확대가 지속되고 있고, 스마트폰 실적 약세가 회복되고 있는 구간으로 진입 중”이라면서 “올해는 미세공정전환과 제품 다변화로 메모리 실적 확대 및 시스템 반도체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차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비 7.6% 감소한 1조8756억7500만원으로, 시장 전망치인 1조900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 전망 자체도 밝지 않다.

유지웅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4분기 실적은 쉽지 않은 영업환경을 보여줬다”면서 “원·달러 환율이 약세를 보이겠지만 신차 효과가 2분기 이후 나타나 단기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게다가 현대차에 대해서는 땅에 떨어진 투자자들의 신뢰가 좀처럼 회복되고 있지 않다는 부정적 의견도 상당수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대차의 경우 한전 부지매입부터 주주를 배려하지 않고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회사 측이 뒤늦게 들고 나온 주주환원책이 크게 약발이 먹히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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