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천만 감독’ 윤제균 “인구절벽에 ‘3000만 감독’ 꿈 포기”[ESF2023]

영화감독 윤제문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참석
윤제문 “세상 변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어”
“가족, 국제시장보단 담보에서의 모습으로”
  • 등록 2023-06-21 오후 5:51:29

    수정 2023-06-21 오후 6:05:33

[이데일리 김형환 권효중 김영은 기자] 영화 ‘해운대’와 ‘국제시장’을 통해 이른바 ‘쌍천만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윤제균 감독이 “3000만 영화 감독이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는데 이건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곽정은(왼쪽부터) 메디테이션 랩 대표, 윤제균 영화감독, 김금희 작가가 2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제너레이션 포럼1 위기의 가족 ‘더 패밀리’ 주제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윤 감독은 2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인구절벽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로’를 주제로 열린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1000만 영화가 다시 나올 수 있을까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감독은 인구절벽 시대 사실상 인구가 계속해서 감소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꿈이던 ‘3000만 감독’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변곡점에 접어든 상황에서 예전에 꾸던 3000만 감독이라는 꿈을 포기해야 한다”며 “세상이 변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윤 감독은 ‘해운대’와 ‘국제시장’ 등 두 편의 영화를 통해 천만 감독의 대열에 올랐다.

그는 인구 감소는 시대적 사명의 변화에 따른 필연적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윤 감독은 “영화 국제시장은 국가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던 아버지에 대한 헌사”라며 “국가 중심의 아버지 세대에서 시민 중심의 4050세대, 그리고 지금은 개인이 중요한 시대가 왔다”고 했다. 가족의 의미가 점점 변화하며 자연스럽게 출산을 선택하는 이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게 윤 감독의 분석이다.

이어 “인구 증가율은 이미 꺾였고 한 번 꺾인 그래프는 거시적 관점에서 다시 돌리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라며 “이제는 인구 감소 현실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인구 증가율을 완화하고 다시 조금이라도 인구를 늘릴지 취사 선택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감독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결국 이민자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어릴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던 이야기가 ‘단일민족에 대한 자부심’에 대한 이야기”라며 “이제는 이민자나 외국에서 국제결혼으로 오는 이들에 대한 배타적 감정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단일 민족’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고 이민자에 대한 배타적 마음을 유지한다면 인구절벽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게 윤 감독의 주장이다.

그는 미래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영화 국제시장보다는 영화 ‘담보’에서의 가족 모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 감독은 “국제시장은 혈연에 의한 가족을 위해 자신을 바치는 전형적이 아버지의 모습이라면 담보에서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두 남자가 아이를 입양하며 모든 사랑을 쏟아붓는 작품”이라며 “전통적 가족도 있겠지만 앞으로 우리 사회는 사회적 약자를 보듬어 안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많이 생겨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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