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경찰총장' 거론된 총경 피의자 전환 …버닝썬 의혹 수사 박차

유착 의혹 제기된 현직 경찰관 3명도 추가 대기발령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원경환 "지위고하 막론하고 엄벌"
마약 의혹 관련자 40명 입건…이문호 오는 18일 영장심사
  • 등록 2019-03-18 오후 1:34:28

    수정 2019-03-18 오후 1:52:18

지난달 18일 간판이 사라진 클럽 버닝썬 입구.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과 경찰관 유착 의혹 등을 수사중인 경찰이 가수 정준영(30)과 승리(29) 등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거론된 윤모 총경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경찰은 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현직 경찰관 3명도 대기발령 조치하며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찰, 유착 의혹 경찰관들 입건 절차 진행…정준영 구속 영장 신청도 검토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18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진행한 정례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6일에 대기발령 조치한 윤 총경을 피의자로 전환했다. 아울러 서울경찰청 산하 현직 경찰관 중 유착 의혹과 관련된 3명을 어제부로 대기발령 조치했다”며 “유착 행위에 대해서는 어떤 직위에 있든 어떤 계급이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벌에 처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경찰관 3명에 대해 입건 절차를 밟고 있다. 경찰은 이들에게 윤 총경과 같은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들 중 1명은 지난해 7월 버닝썬 미성년자 출입 신고 사건과 관련해 소홀히 처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나머지 2명은 윤 총경과 유착 의혹이 제기된 인물이다.

경찰에 따르면 윤 총경은 2016년 강남경찰서 경찰관 2명에게 승리와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씨가 공동 설립한 라운지바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접수됐는지와 누가 진술했는지 등을 알아봐달라고 부탁했다. 당시 몽키뮤지엄은 일반 음식점으로 담당 구청에 신고한 뒤 클럽처럼 영업해 경쟁 업체가 불법 영업으로 구청에 신고했다.

윤 총경은 같은 해 지인을 통해 유씨를 소개받아 2017~2018년 유씨와 골프를 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연예인 1명도 함께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기는 윤 총경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일한 시기와 겹친다.

경찰 관계자는 “골프를 친 횟수는 한자릿수로 보고 있다”며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필요하면 해당 골프장에 대해 압수수색 등을 실시할 방침이다. 경찰은 성관계 불법촬영과 유포 의혹을 받는 가수 정준영을 지난 17일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소환해 밤샘 조사를 벌인 뒤 이날 오전에 집으로 돌려보냈다. 경찰은 이르면 이날 중 정준영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이다.

승리 성접대 알선 혐의도 수사 집중…병무청에 입대연기 등 협조 요청도

경찰은 마약 유통·투여 의혹과 관련해 현재까지 버닝썬과 다른 클럽 등을 수사해 모두 40명을 입건했다. 버닝썬 직원을 포함해 버닝썬에서 마약류를 위반한 14명을 입건하고 이중 3명을 구속했다. 이외 다른 클럽에서 17명, 온라인상에서 일명 물뽕(GHB·데이트 강간마약)을 유통한 9명을 각각 입건했다. 이중에는 버닝썬에서 마약 유통을 담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클럽 직원 중국인 여성 파모씨(일명 애나)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경찰은 조직적으로 마약을 유통한 혐의를 받는 이문호 버닝썬 대표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이를 받아들여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는 오는 18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4일과 5일 연이틀 이 대표를 불러 클럽 내에서 마약 유통과 투여가 상습적·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이 대표는 마약 관련 의혹을 계속 부인했지만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정밀감식 결과는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경찰은 승리의 성접대 알선 등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의혹을 받고 있는 부분에 대해 나름 의미있는 진술 등을 확보했다”면서 “추가로 의혹이 제기된 해외 원정 성매매나 도박 등 혐의도 들여다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승리의 군 입대와 관련해 이날 병무청에 입대연기 등에 대한 수사협조 요청 공문을 보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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