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지난 2011년 에쓰오일이 울산 온산공단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파라자일렌(PX) 공장을 가동한 이후 3년 만에 밝힌 투자 계획이다. 에쓰오일의 신사업 투자 규모는 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에쓰오일은 이 고도화설비를 통해 값싼 벙커C유에서 프로필렌 등 올레핀 다운스트림 제품과 휘발유를 생산하게 된다. 에쓰오일 측은 이날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현재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RUC)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ODC) 프로젝트의 기초 설계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이사회 승인 이후 내년초 쯤 최종 결정을 내린 후에 2017년 준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사우디 아람코가 이달 초 한진그룹이 보유한 에쓰오일 지분 28.4%를 매입해 총지분 63.4%를 보유한 단일 대주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만큼 다음 말 지분 정리가 끝나면 아람코가 단독 이사회를 구성하게 돼 의사결정도 신속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유 이어 유화 사업도 경고등..新성장동력 확보 시급
이번 투자결정으로 에쓰오일은 향후 미래 성장동력으로 기존 PX와 함께 올레핀을 확보하게 됐다. 현재 에쓰오일의 울산 PX 공장은 연간 180만t의 PX를 비롯해 246만t의 석유화학제품이 생산하고 있다. PX와 올레핀은 모두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지만 PX로는 주로 합성섬유를 만들고 올레핀은 건축·생활소재 등의 원료로 사용된다.
PX 스프레드가 줄어든 것도 에쓰오일의 투자 결심에 영향을 미쳤다. PX 스프레드는 지난해 2분기 t당 559달러에 달했지만 1년 만에 반 토막나면서 284달러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프로필렌 스프레드 역시 최근 줄어들긴 했지만 지난 2분기 404달러로 지난해 2분기(421달러)와 비교해 크게 떨어지지 않아 매력이 커졌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프로필렌은 두바이 원유보다 t당 가격이 601달러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이라며 “프로필렌 생산이 본격화되면 정제마진 감소로 인한 영업손실을 상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환율 직격탄’ 영업 적자전환..‘환헤지 효과’ 순익 개선
에쓰오일은 지난 2분기 원화 강세와 정제마진 악화 여파로 영업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영업손실 549억 원으로 전년 동기는 물론 전분기 대비로도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지만 전분기보다는 2.4% 감소했다.
사업 부문별로 정유 부문은 매출 5조9999억 원, 영업손실 1534억 원을 기록했다. 석유화학 부문은 2분기 매출 9067억 원, 영업이익 260억 원으로 집계됐다. 윤활기유 부문은 매출 5121억 원, 영업이익 725억 원을 나타냈다. 세 부문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14.2%)을 보였다.
에쓰오일은 전분기 대비 파라자일렌(PX) 마진이 급격히 하락하자 수익성이 낮은 PX 판매를 줄이고 믹스드자일렌(MX)과 벤젠의 판매량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에쓰오일 측은 하반기 시황 및 업황 전망에 대해 “정유 부문은 중국의 신규 정유설비 건설이 일부 지연되는 가운데 통상적인 계절적 수요 강세로 인해 아시아 정제마진이 회복하고 업황 개선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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