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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스마트폰 1위 삼성전자에 2016년은 지우고 싶은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갤럭시S7’ ‘S7 엣지’의 대성공으로 쾌조의 출발을 기록했다. ‘갤럭시 A·J’ 시리즈 같은 중저가 스마트폰의 수익성까지 향상되면서 2분기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매출은 26조5600억원, 영업이익은 4조3200억원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삼성 스마트폰 사업이 영업이익 4조원대를 돌파한 것은 2년 만이었다.
그러나 8월 출시한 ‘갤럭시노트7’은 삼성을 아무도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끌고 갔다. 홍채 인식, 방수·방진 기능을 탑재하며 ‘사상 최강의 안드로이드폰’이라는 극찬을 받았던 노트7이 잇달아 폭발하면서 사상 초유의 스마트폰 리콜이 단행됐다. 리콜 후에도 폭발 이슈가 잦아들지 않자 삼성은 결국 출시 한 달 만인 10월12일 제품 단종을 선언했다.
전략 제품 단종의 여파는 3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삼성전자 IM부문 3분기 매출액은 22조5400억원, 영업이익은 1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5%, 95% 감소하며 영업적자를 간신히 면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16년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7600만대로, 2015년 3분기의 8400만대보다 9.5%나 급감했다. 2016년 4분기에 이어 2017년 1분기까지 어려운 상황은 이어질 전망이다.
한쪽에서는 ‘왕서방’의 약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3분기 출하량 기준 화웨이는 전년비 22.6% 증가한 3360만대로 애플에 이어 3위를 기록했으며 오포(Oppo)는 100% 증가한 2600만대, 비보(Vivo)는 무려 115.7% 증가한 2200만대를 각각 기록하며 4~5위에 올랐다. 화웨이는 100만원대가 넘는 스마트폰 ‘P9’, ‘메이트9’ 시리즈로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저가’가 아닌 고급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팬택은 6월 ‘스카이 IM-100’을 통해 1년 7개월만에 복귀를 알렸다. 2015년 직원 대다수를 권고사직하고 법정관리를 졸업, 쏠리드컨소시엄에 인수되면서 중저가 스마트폰을 주요 모델로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의 80% 이상을 독식하고 있는 구글은 10월, 최초로 직접 제작한 스마트폰 ‘픽셀’을 출시하며 삼성과 애플 양강체제를 정조준했다.
2017년에는 경쟁 양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갤럭시S8’과 애플 ‘아이폰8’, 구글 ‘픽셀’ 차기작은 물론 중국 업체들의 파상공세까지 시장 주도권을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며 “특히 삼성과 구글, 애플이 인공지능(AI) 기반 음성비서 서비스를 본격 스마트폰에 탑재하기로 하면서 ‘AI’가 2017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좌우하는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