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회장 "기로에 선 포스코, 생존하려면..."

"솔루션 마케팅, 선택이 아닌 생존 문제"
CEO레터 "전 임직원 일하는 방식 개선해야"
  • 등록 2014-08-07 오후 5:27:01

    수정 2014-08-07 오후 5:27:01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권오준(사진) 포스코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솔루션 마케팅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이 걸린 일”이라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CEO레터에서 “솔루션 마케팅은 한때의 유행이나 구호로 끝날 일이 아니라 비즈니스의 당연한 상식이자 기본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취임 직후부터 권 회장은 솔루션마케팅을 직원들이 체화할 수 있도록 틈나는 대로 설파하고 있다.

그는 솔루션마케팅을 “시장이 요구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적기에 개발하고,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기술도 함께 제공하는 활동”으로 정의했다. 이는 이전까지 추진해 온 EVI(Early Vendor Involvement) 활동에서 한 걸음 더 진화한 개념이다.

권 회장은 “아무리 좋은 제품일지라도 고객이 사용하는 데 불편하거나 경제적이지 못하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 밖에 없다”며 “철강산업에서 솔루션은 하드웨어인 강재와 소프트웨어인 강재 사용기술을 비롯한 납기, 물량 등이 결합한 형태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권 회장은 솔루션마케팅의 예로 한국의 대표적 현수교인 이순신대교와 사장교인 인천대교를 꼽았다. 그는 “이순신대교나 인천대교가 거대한 규모와 화려한 미관을 자랑할 수 있는 배경도 포스코의 초고강도 소재에 가공기술, 강재 맞춤형 케이블 정착장치, 케이블 성능인증 기술지원 등 토털솔루션이 더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을 대표하는 초우량기업 IBM이 한때 하드웨어인 제품에만 집착해 적자 기업으로 추락했지만,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통합솔루션 업체로 변신하면서 극적으로 부활했다”면서 솔루션 마케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권 회장은 “포스코가 영원히 철강회사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철강 솔루션 회사로 도약할 것인가 (결정하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솔루션마케팅은 기존에 익숙하던 업무 구분과 일하는 방식을 바꿔나가야 한다”며 “연구부서를 포함한 전 임직원이 마케팅 마인드로 무장하고 각자의 역할을 다시 고민해야 하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기술을 먼저 개발해놓고 뒤늦게 적용대상을 찾을 것이 아니라 고객과 시장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한발 앞서 찾으라”고 당부했다. 또 “마케팅 부서는 고객의 요구를 찾아 끊임없이 연구개발(R&D)부서에 제공하고, R&D 부서도 실험실의 닫힌 공간에 머물 것이 아니라 고객의 현장을 찾아 거기서 연구하고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권 회장은 “수익성을 담보한 판매를 늘리기 위해서는 월드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을 2016년까지 현재의 두 배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조적인 공급과잉 시장에서 철강업계의 마진은 점점 더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월드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늘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포스코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역설했다.
포스코 권오준 회장이 지난 6월 24일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 간담회를 개최하고 내실경영으로 철강명가 재건을 다짐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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