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전남 진도에서 발생한 여객선 침몰 사고에서 구조된 단원고 재학생 박이현(가명) 양의 아버지는 한숨을 내쉬었다. 박 양의 아버지는 “아이가 어제부터 치료를 치료도 받지 않겠다고 하고 뭘 먹지도 않아 정말 걱정이다”이라면서도 “다른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미안해서 인터뷰하는 것도 미안하다”고 말했다.
박 양의 아버지는 “사고가 발생하던 날 오전 9시 5분 쯤 딸에게서 연락이 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배가 기울어져 있다. 뭘 잡고 있는데 살려달라’고 전화를 했어요. 혼자 있지 말고 꼭 친구들이랑 같이 있으라고 했어요. 그렇게 두 번 통화를 하고 세 번째 통화를 하다가 끊겼어요.”
구조된 다른 아이들 또한 사고 당시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수빈 군의 어머니 정경미(42) 씨는 “외상 보다도 정신적인 부분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 씨는 “어제 진도에 도착해 아이를 껴안았는데 아이가 몸부림을 치며 친구들이 나오지 않는다고 울었다”며 “한 시간을 기다려도 안 나온다며 우는데 뭐라 말을 할 수가 없었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구조된 학생들은 인터뷰 중간마다 “제발 친구들이 살아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이들을 찾아온 학교 선후배들은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동아리 선배 병문안을 찾아왔다는 단원고 1학년 학생은 “2학년 동아리 선배 12명 중 아직은 3명만 구조가 됐지만 선배들이 꼭 살아서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다. 식당 등에 살아남은 선배들이 카톡을 보냈다는 이야기가 페이스북 등에 보이는데 사실일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