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그 어느 해보다도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이제는 햇볕은 따갑지만 바람은 시원하게 불어오는 완연한 가을날씨가 이어지면서 등산, 달리기, 산책 등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야외활동 후 이어지는 한 잔의 유혹이 두경부암에는 심각한 위험이 될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두경부암이란 코, 부비동, 구강, 안면, 후두, 인두, 침샘, 갑상선 등에 발생한 모든 종류의 악성종양을 말하며, 발생한 위치에 따라 구강암, 후두암, 인두암, 침샘암, 갑상선암, 비부비동암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갑상선암을 제외한 두경부암은 전체 암 발생의 2.2%를, 갑상선암을 포함하면 15%나 된다. 또한, ‘2020년 국가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두경부암은 2011년 대비 최근 10년간 31% 상승해서 전체 두경부암 유병자는 4만 6,694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두경부암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는 흡연이다. 흡연자는 후두암 위험이 비흡연자보다 1.7배~2배 높고 다른 부위 두경부암 발생위험도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음주까지 병행하면 두경부암 발병율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2016년 유럽역학저널(Rerope Journal of Epidemiology)에 발표된 논문 ‘두경부암 위험에 대한 흡연과 음주의 결합 효과’에 따르면 음주와 흡연을 모두 하는 사람의 경우 둘 다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두경부암이 최대 3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경부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렵다. 일반 건강검진에서는 진단되지 않으며 인후두 내시경, 경부 초음파 및 CT, MRI, PET 스캔과 같은 이미징 검사를 통해서 진단할 수 있기에 정기적으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두경부암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두경부암의 치료는 암의 위치와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지며, 주로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요법 등을 사용한다. 수술적 치료로 인해 기능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를 동시에 시행하는 경우도 많다.
이비인후과 전문 다인이비인후과병원(병원장 박하춘) 두경부암 센터의 권기환 센터장은 “두경부암은 초기 발견이 매우 어려운 질환인만큼 평소 금연 및 절주 등 생활습관 관리를 통해 두경부암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또한, 권 센터장은 “두경부암의 일종인 인간 유두종 바이러스의 경우에는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접종하고,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암을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