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아동학대 점검 관계차관회의' 개최…입양, 국가 책임 강화키로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복지부, 법무부, 경찰청 등 참석
"학대사건 잇달아 발생, 국민 우려 커진 것 사실"
법률 근거 없는 입양전위탁제도 제도화
지난 1월, '양천구 입양아 사건' 계기 강화방안 발표
  • 등록 2021-05-14 오후 5:01:42

    수정 2021-05-14 오후 5:01:42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정부는 14일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아동학대 대응상황 점검 관계차관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국무조정실·보건복지부·기획재정부·교육부·행정안전부·법무부·여성가족부·경찰청 등이 참석했다.

서명곤 기자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모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4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밥 앞에서 한 시민이 정인 양의 사진을 들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이날 회의 개최 배경으로 “그간 여러차례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 ‘화성 31개월 입양아 학대사건’ 등이 잇달아 발생해 국민들의 우려가 커진 것도 사실이다”며 “오늘 회의에서는 위기아동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아동보호 관계기관 간 정보공유를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회의에서는 입양절차의 국가책임 및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입양대상아동 결정·보호, 양부모 상담·조사, 결연 등 핵심 입양 절차에서 국가 및 지자체의 책임이 강화된 법률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법률의 근거 없이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는 입양전제위탁을 제도화하고 모니터링 체계도 마련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 양천구 입양아 사망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 대응체계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발표안에는 △현장 전문성 강화 △보호 인프라 확충 △처벌 강화 및 인식개선 △입양절차 공적책임강화 △대응 이행력 강화 등이 담겼다.

정부는 “그간 학대아동을 신속하게 보호하기 위해 △즉각분리제도 시행 △보호인프라 확충 △현장인력 충원 및 전문성 강화 등 현장의 대응능력 강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왔다”고 말했다.

지난 3월 30일자로 학대 징후가 있는 아이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즉각분리제도를 시행해 4월 한 달 간 140여건의 분리조치를 취했다. 정부는 “분리된 아동은 학대피해아동쉼터 등 보호시설에서 안전하게 보호되며 심리적 회복을 위한 치료가 지원된다”며 “지자체와 함께 금년 내 쉼터 29개소 등 보호인프라를 충분히 확보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연말이면 기존 쉼터 76개소에서 105개로 늘어난다.

학대사건에 대한 초동대응 시 면밀한 조사와 정확한 판단을 위해 지자체 전담공무원과 전담경찰도 충원 중이다. 구체적으로 지자체 전담공무원은 지난해 290명에서 올해 664명으로 모든 시군구에 배치한다. 전담경찰도 지난해 628명에서 올해 775명으로 늘린다.

아동학대 처벌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개선과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 개선도 추진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아동학대범죄 양형기준 개선 제안서‘를 지난 1월에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장과 직접 면담해 제출했다. 5월에 새롭게 구성하는 양형위원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3월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을 통해 아동학대 살해범죄의 법정상한을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에서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으로 높여 처벌기준을 강화했다.

지난 1월 민법 개정을 통해 부모의 징계권을 삭제했다. 이를 계기로 자식을 부모의 소유물로 여기는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은 “정책이 부족하다기보다는 아동학대 대응체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되도록 안착시키는 것이 핵심”이라며 “관계부처는 지속적으로 현장점검을 통해 현장의 이행력을 강화해 줄 것”과 “발견된 학대 징후에 대해서는 정부와 지자체가 책임지고 확실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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