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관행 깨고 과감히 혁신"..기업문화 근간까지 개정

2박3일 2016 CEO세미나 폐막
각사 CEO "혁신하고 실천해야 미래있다"
그룹 경영관리체계 SKMS도 개정키로 합의
  • 등록 2016-10-14 오후 4:00:00

    수정 2016-10-14 오후 4:00:00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2일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16년 CEO세미나에 참석, 주력 관계사 CEO들에게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실천을 당부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SK그룹이 미래 생존을 위해 사업구조는 물론 그룹의 경영관리체계인 SKMS까지 모두 뜯어고치겠다고 선언했다. IoT(사물인터넷)와 AI(인공지능) 등의 신기술을 확보하고 중간지주사를 도입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성과있는 곳에 확실한 승진과 보상을 주고 고객, 주주, 사회 등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더욱 키우는 구조를 만들어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2일부터 이천 SKMS연구소에서 2박3일간 진행된 2016년 CEO세미나에서 “사업모델 혁신과 자산효율화,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각각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각사 CEO가 이 3가지 요소를 한 방향으로 일치시키고 솔선수범해서 강하게 이끌어 달라”며 각 관계사 CEO들에게 치열하게 혁신하고 실천해야만이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K CEO들은 ‘독하게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그동안 논의해 온 △사업모델 혁신 △자산효율화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강력하게 실천해 나가기로 했다. 각 관계사의 실력을 냉정하게 따진 결과 생존은 물론 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치열한 실천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최 회장이 앞서 지난 6월말 확대경영회의에서 주문한 근본적 변화·혁신을 위해 △업(業)을 선도하거나 판(板)을 바꿀 사업모델 구축 △치열한 문제해결 등 실행력 제고 △글로벌 인재 확보 및 핵심인재 육성 △글로벌 영토 확장을 위한 기술력 확보 △임직원 역량을 최적화할 업무환경 도입 등 그동안 준비해온 과제들을 하나둘 실천에 옮길 계획이다.

특히 각사 CEO들은 이번 세미나에서 관계사별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실력과 경험, 이를 뒷받침할 시스템과 문화를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객관적 자기검증과 철저한 자기반성을 거쳐야 지속가능한 혁신의 실천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최 회장은 “리더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자기초월성(自己超越性)이 있어야 한다”면서 “근본적 혁신(딥체인지·Deep Change)의 방향성과 방법을 그려낼 설계능력을 갖춘 뒤 끈질기고 열정적이면서 자기희생적으로 임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IoT·AI 등 신기술 확보..중간지주사 도입 등 제안

사업구조와 관련해서 그동안 ‘변화를 위한 변화’이거나 ‘익숙한 사업 틀을 벗어나지 않는 혁신’에 그쳤다는 반성이 쏟아졌다. CEO들은 △과감한 인수합병(M&A)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 △주요 사업조직의 중국·미국 등 글로벌 전진 배치 △핵심 사업의 글로벌 파트너링 강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IoT(사물인터넷)와 AI(인공지능) 등 신기술 확보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일부 관계사는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한 분야를 중심으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영역을 지속 발굴해 장기적으로는 중간지주회사 도입과 같은 회사의 지배구조까지도 바꾸는 방안을 제시했다.

사업구조 혁신의 가속화를 위해 관계사들이 자산을 합쳐 사업에 나서는 ‘리소스 풀링(Resource Pooling)’과 같은 자산효율화를 시행하자는 데도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 과정에서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7개 위원회는 집단지성을 발휘해 그룹 차원의 체계적 지원 방안과 ‘보다 나은 해결 방안(Better Solution)’을 모색하는 기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각 위원회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고 지원하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CEO들에게는 “글로벌 사업이 성과를 보이기 위해서는 사업을 담당하는 임직원만이 아닌 CEO나 CEO 후보군이 직접 글로벌 현장에 나가야 한다.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임해달라”고 주문했다.

“성과있는 곳에 보상”..자율업무시간 등 즉각 도입

각 관계사들은 사업구조의 혁신과 변화를 위해서는 일하는 방식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합의했다. 이에 CEO들은 각 관계사의 비즈니스 특성과 인적 구성, 근무 형태 등에 맞는 HR(인사) 시스템을 자율적으로 도입키로 했다.

구체적으로 일부 관계사들은 종전의 연공서열식 평가·보상 체계를 뜯어고쳐 성과있는 곳에 확실한 승진과 보상이 뒤따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이미 도입했거나 계획중인 회의·보고문화 개선, 복장자율화 및 자율업무시간 도입 등은 즉각 시행하면서 개선점을 보완해 나가기로 했다

SKMS도 개정 대상..“과감하게 실행하는 패기 중요”

SK그룹의 기업문화인 ‘SKMS (SK경영관리체계)’도 환경변화에 맞춰 개정한다. 계속해서 그룹의 핵심자산화한다는 뜻이다. 과거 1970년대 오일쇼크를 비롯해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등 숱한 외부 역경 속에서도 SK그룹이 진화·발전해 올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은 SKMS에 있었다.

SKMS 개정을 통해 SK 구성원은 고객, 주주, 사회 등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더욱 키우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이를 통해 전체의 행복이 커지면 SK 구성원 자신의 행복도 커진다는 SKMS 경영철학을 명확히 한다는 계획이다.

최태원 회장은 세미나 마지막 날 TED 방식으로 설명한 ‘SKMS 진화·발전 과제’와 관련해 “더 큰 행복을 만들기 위해서는 높은 의욕수준을 바탕으로 기존의 관행을 깨고 과감하게 실행하는 패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개정 SKMS에서는 이 패기를 리더와 구성원이 갖추고 솔선수범해야 할 자질로 규정했다. 패기를 갖추고 사회전체의 행복을 더욱 키워나가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이만우 SK커뮤니케이션위원회 PR팀장(부사장)은 “이번 CEO세미나는 변화가 더 이상 계획에 머무르지 않고 그룹 전체가 실천에 나서는 방향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혁신방향은 각사별 사업계획 등에 반영돼 단계적으로 실행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CEO세미나에는 최태원 회장과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정철길 에너지·화학위원장(SK이노베이션(096770) 부회장 겸임), 임형규 ICT위원장, 유정준 글로벌성장위원장(SK E&S 사장 겸임) 등 7개 위원회 위원장과 장동현 SK텔레콤(017670) 사장, 문종훈 SK네트웍스(001740)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000660) 사장 등 16개 주력 관계사 CEO와 관련 임원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4일 CEO세미나에서 SKMS(SK경영관리체계) 개정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최 회장은 더 큰 행복을 만들어 사회전체와 나누기 위해서는 SK 구성원들이 더욱 패기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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