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은 지난올 4월 11년 동안 중국 사업을 총괄해 온 화교 출신 설영흥 부회장을 퇴진시키고 서울 양재동 본사 수뇌부에서 중국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직영체제’로 전환했다.
중국은 올해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외자기업의 현지 사업에 큰 변화를 맞았다. 현대차 중국 4공장도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해 표류하고 있다. 더욱이 현대차 쓰촨 상용차 공장이 완공된 올해 현지 상용차 시장은 두 자리 수 감소 추세여서 판매에 비상이 걸렸다.
정의선 부회장, 中사업 직접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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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부회장의 이번 방문의 표면적인 이유는 현지 전략모델인 소형 SUV ix25의 10월 출시를 앞둔 사전 점검이지만, 아직 장소도 확정 짓지 못한 현대차 4공장과 쓰촨 상용차 공장의 생산·판매 확대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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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도 올 3월 쓰촨성을 방문해 웨이홍 성장을 만난 데 이어 7월에도 양재동 사옥에서 다시 한번 면담하며 협조를 구했었다.
올 6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한 쓰촨공장은 8월까지 2만대 이상을 판매했다. 현지 상용차 시장이 침체한 것을 고려하면 순조로운 출발이다. 그러나 현대차는 연산 15만대를 목표로 하는 만큼 현지 상용차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 사업목표 달성에 차질을 피할 수 없다.
제동이 걸린 현대차 중국 4공장도 공장 후보지인 충칭과 허베이성 창저우 2곳 모두에 공장 건설을 준비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 중국 정부의 결정을 마냥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는 만큼, 결정이 어떻게 나더라도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제2의 설영흥 찾아라’ 프로젝트도
현대차그룹은 중장기적으로 ‘제2의 설영흥’ 찾기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여전히 ‘꽌시(關係)’로 불리는 정부 주요인사의 관계가 현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현대차 중국 4공장 사업에 제동이 걸린 것도 중국의 정책 변화와 함께 시 주석과의 꽌시가 부족했다는 게 현지 전문가의 중론이다.
현대차그룹 중국 사업본부 내에는 설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한국 대학을 졸업한 화교 출신 임원인 담도굉 현대차그룹중국유한공사 부사장, 왕수복 현대차 중국사업본부 전무 등이 포진해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중국은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이고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미국, 유럽, 일본 경쟁사와의 경쟁도 점점 치열해질 것”이라며 “품질은 물론 상품, 브랜드, 고객 서비스 등 전 부문에서 흐름을 앞서가는 과감한 변화와 혁신으로 앞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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