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외교 및 대북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 명의의 친서 진위를 둘러싼 북미 간 공방전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정치적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업적 과시를 위한 특유의 ‘과장’ 발언으로 보인다”며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측의 이번 대응에 북미관계가 더욱 냉각될 것이란 일각의 우려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과장 화법으로 빚어진 해프닝으로 일단락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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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교수는 이어 “외무성 보도국 대외보도실장이 낸 이번 담화를 보면 실무에서 짚고 넘어가는 수준으로 수위조절을 한 것”이라면서 “‘지난 시기 오고 간 친서들에 대해 회고한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언급한 만큼 경고는 하되, 더 이상의 확산은 바라지 않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진단했다.
한 외교 소식통도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에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과장해 재차 설명하다가 빚어진 오해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면서 “북한의 주장에 더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으로부터) 좋은 편지를 받았다”고 소개한 바 있다. 서한을 받은 시점이나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부연설명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브리핑 발언 이후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최근 우리 최고지도부는 미국 대통령에게 그 어떤 편지도 보낸 것이 없다”는 반박 담화를 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다만 북한은 “사실무근한 내용을 언론에 흘리고 있는 미국지도부의 기도를 집중 분석해볼 계획”이라며 “조미(북미) 수뇌들 사이의 관계는 결코 아무 때나 여담 삼아 꺼내는 이야기거리가 아니며 더욱이 이기적인 목적에 이용되면 안 될 것”이라고 대화 여지를 남기며 공을 다시 미국 측으로 넘겼다.
한편 올해 들어 북미 두 정상은 서신 왕래를 통해 ‘친서 외교’를 펼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김 위원장의 생일(1월 8일)에 축하 및 코로나19 방역 지원 친서를 보냈고,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달 22일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보낸 사실을 공개했다. 이에 북미 간 대화가 곧 재개되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나왔었지만, 북한이 무반응으로 일관하면서 북미 관계는 교착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