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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바지 차림도 OK…‘이색 PR·소통 확대’ 눈길
면접이 아닌 면담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진행 중인 더 에이치 캐스팅은 실제 분위기부터 색달랐다. 사전 신청을 통해 참가한 지원자들의 복장부터 매우 자유롭다. 셔츠가 아닌 반소매 티는 물론 반바지에 슬리퍼를 신은 지원자도 있었다. 오전 내내 20여명의 지원자가 캐스팅에 참가했지만, 정장차림은 단 1명에 불과했다. 면담은 3개 테이블로 나뉘어 2명의 인사담당자가 1명의 지원자와 30분간 대화를 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카페에서 가져온 커피를 놓고 마시며, 웃으면서 대화가 오가는 모습이 채용 면담이라기 보단 사내 선후배가 식사 후 담소를 나누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캐스팅을 마치고 나온 류명균(27)씨는 “긴장을 많이 하고 왔는데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편하게 면담을 마쳤다”며 “획일적인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통한 서류전형과 정해진 질문에 답해야 하는 면접으로 진행하는 공채와 달리, 회사가 내가 하고 싶은 주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면담 과정에서도 나의 프로젝트에 많은 관심을 가져준 점에서 특히 좋았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번 캐스팅을 통해 선발한 인재를 대상으로 약 2개월간 추가 채용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단순히 인턴 자격으로 업무 지시를 내리는 것이 아닌, 현업 종사자가 멘토 역할로 캐스팅 후보들에 붙어 과제를 내주고 2박3일 공통캠프를 떠나는 등 입사 평가를 시행할 예정이다. 채용의 시작부터 끝까지 차별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신승호 인사채용팀 현장담당자는 “현대차가 필요로 하는 특정 인재를 뽑는 것이 목적인 만큼 선별 과정에서 스펙보단 이들의 인성과 잠재능력을 파악하는데 집중해서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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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스튜디오 내 전시된 8여대의 자동차 안에서는 참가자들이 자신의 입사의지와 준비과정을 알릴 수 있는 ‘5분 자기PR’도 진행됐다. 특정 주제가 없는 것이 더 에이치 캐스팅과 다른 점이다. 자기PR은 우수자에게는 하반기 공채 지원 시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준다. 서류 대신 자유 주제의 자기PR로 입사 지원서를 대신하는 셈이다.
아무도 없는 빈방에서 시행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자동차 회사라는 특성을 살려 차 안에 카메라를 설치해 그 안에서 자기PR을 하도록 했다.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먼발치에서 바라본 한 지원자는 좁은 차 안에서 직접 준비한 팻말을 이용해 짧은 시간에도 열성을 다해 PR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땀에 젖은 채 차 안에서 나온 한 지원자는 “이런 공간에서, 이런 방식의 채용 접수는 처음이다. 새로운 도전이면서도 내가 원하는 회사가 진부하지 않은 방식으로, 내가 가진 것을 스스로 밝힐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로비 전면에 마련된 ‘H-스토리(Story)’ 공간엔 300여석의 좌석에도 자유로운 복장을 한 취업 준비생들이 빠짐없이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이곳은 현대차가 잡페어에 참가한 이들을 대상으로 직접 회사의 역사와 현재, 비전 등을 밝히는 장소다. 첫 번째 시간인 10시에는 글로벌경영연구소에서 관계자들이 나와 최근 출시한 소형 SUV 코나에 대한 연구개발 과정과 상품 전략 등을 1시간 동안 상세하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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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이날 행사에선 현대차 인재채용팀 직원들과 자유롭게 채용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는 ‘채용·직무토크’, 현대차 직원들의 일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테마특강’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테마특강은 현대차 페이스북(SNS)를 통해서도 생중계된다.
한편 현대차는 오는 31일부터 9월8일까지 △연구개발(R&D) △생산(Manufacturing) △전략지원 △소프트웨어(S/W) △디자인 분야의 하반기 신입 채용 및 동계 인턴을 모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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