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간 마라톤회의 했지만…선거구 결론은 없었다

획정위, 8시간 마라톤 회의에도 아무런 결론 못내
획정위 "죄송하다" "대답 못한다" 회의내용 일체 함구
새누리, 발표결과 8일로 연기 요청 '입김' 작용 관측
  • 등록 2015-10-02 오후 11:42:08

    수정 2015-10-03 오전 12:15:19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위원회는 2일 오후 2시부터 9시50분까지 8시간 가까이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내년 총선 지역구 수의 결론은 없었다.

김대년 획정위 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죄송하다. 차질없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만 남긴 채 쟁점사항이나 결론을 내지 못한 배경에 대해 일체 함구했다.

획정위는 지난달 24일 열린 전체위원회의 때만 해도 “획정안 제출기한인 10월13일을 준수하기 위해 지역구 수를 확정해야 하므로 다음 전체회의에서는 반드시 단일안에 합의할 것을 결정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정치권에서는 결국 획정위가 정치권의 입김에 휘둘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이날 획정위가 처음 공식 브리핑을 예정한 시간은 오후 5시였다. 그러다 오후 6시 한 차례 정회 후 오후 7시 재개한 뒤 “오늘 결론은 꼭 나온다”는 말만 남긴 채 비공개 회의를 진행하는 등 결과발표 시간을 번복했다.

같은 시각 국회에서는 여당을 중심으로 획정위 발표 연기요구가 거셌다. 획정위 회의 직전 새누리당은 결과발표를 오는 8일까지 연기해 달라는 요청을 재차 새정치민주연합에 했다. 그러다 오후 4시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연기하든 오늘 발표하든 그건 선거구획정위에서 알아서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했다. 획정위의 안에 개의치 않겠다는 ‘선전포고’였다.

앞서 이날 오전 9시에는 농성 중인 농·어촌 지역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해 획정위 결과발표를 미뤄달라고 촉구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획정위가 다음 회의를 연다고 해도 앞서 제시했던 지역구 수 범위(244~249석)를 지키는 것도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상 처음 독립은 됐지만 결국 정치권의 ‘들러리’에 그칠 것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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