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식품기업 한국행 ‘러시’..“韓 R&D·연구인력 굿”
중국 식품기업이 한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것은 자국 내 식품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해외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서다. 중국 식품기업은 한국에서 생산한 제품에 ‘메이드 인 코리아’ 표시를 붙여 다시 중국으로 역수출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한국이 미국, 유럽 등 거대시장과 FTA를 체결한 것도 큰 이점이다. 한국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에 대해 무관세 수출을 할 수 있어 해외수출의 전초기지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왕헝후 칭다오주롄그룹 부회장은 “한국은 많은 나라와 FTA를 체결해 한국에 생산거점을 만들면 우리 제품이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국가식품클러스터의 연구개발(R&D) 기술과 고급인력 등도 중국 식품기업에는 매력적이다. 농식품부는 R&D가 푸드밸리의 핵심인 만큼 교육(대학)과 연구(연구소), 식품기업을 연계시키는 이른바 ‘산·학·연 식품생태계(국가식품클러스터 R&D네트워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 엔저 앞세운 日식품기업 “가자! 한국으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방사능 유출로 홍역을 치른 일본 식품기업도 돌파구 마련의 발판으로 한국행을 택하고 있다. 엔화 약세가 장기화되면서 자국 제품의 수출경쟁력이 높아진 점도 한국행의 한 요인이다. 중국이나 동남아국가보다 선진화된 한국 금융·검역시스템도 일본 식품기업에 매력을 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일본 오사카에 본사를 둔 육가공 업체 에스푸즈(S-Foods)는 국가식품클러스터에 공장건립을 추진한다. 돼지고기 가공식품으로 연간 1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이 업체가 한국행을 고집한 것은 품질이 우수한 돼지고기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서다.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은 전량 일본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윤동진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세계 식품시장규모는 2020년이면 6조4000억달러에 달해 자동차(1조6000억달러)나 IT(3조5000억달러)보다 2~3배 커질 것”이라며 “국가식품클러스터를 R&D기능을 갖춘 생산기지로 육성해 ‘동북아 푸드 허브’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용어풀이: 국가식품클러스터(푸드폴리스)
국내 유일의 식품전문 국가산업단지. 우선 1단계(2015년) 로 5535억원(국비 1616억, 지방비 634억, 민자 3285억)을 투입, 전북 익산시 232만㎡에 조성된다. 2단계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산단(300만㎡)과 배후도시(125만㎡)를 각각 조성할 계획이다. 국가식품클러스터에는 식품관련 기업과 연구소, 대학, 정부기관 등이 입주해 식품과 관련한 R&D, 교육, 생산기능 등을 갖추게 된다. 네덜란드의 ‘푸드밸리’, 덴마크와 스웨덴 국경에 있는 ‘외레순’, 미국 ‘내파밸리’ 등이 해외의 대표적인 식품클러스터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