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로 세상을 등진 희생자들을 위로하기 위한 정부합동분향소가 29일 문을 열었다. 전날까지 경기도 안산시 고잔동 올림픽기념관 임시합동분향소에 마련됐던 고인의 위패와 영정들은 이날 정부합동분향소로 옮겨졌다. 정부합동분향소에는 세월호 사고로 숨진 단원고 학생 155명과 교사 4명, 일반 희생자 14명 등 173위의 위패와 영정이 모셔졌다.
이날 오전에 내리던 비가 잦아들자 안산 화랑유원지 제2주차장에 마련된 정부합동분향소에는 100m가 넘는 조문 행렬이 만들어졌다. 분향소가 개방된 지 한 시간만에 국화 1500송이가 모두 동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날 오전 8시 45분께 처음으로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군에서 휴가나온 아들과 함께 분향소를 찾은 장정기(52·여)씨는 “내가 상주가 된 느낌”이라며 “마음이 너무 아파 뉴스도 못 본다”며 눈물 지었다. 같은 단지내 아파트에 거주하던 학생이 이번 세월호 참사로 목숨을 잃었다는 석문자(69·여)씨는 “아파트 창문으로 밖을 바라볼 때마다 운구차가 지나가니 마을 전체가 장례식장이 된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단원고에서 지하철 4호선 고잔역까지 이어지는 도로변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로하는 플랭카드가 수십장씩 내걸렸다. 가로수마다 애도의 글이 담긴 메모지들이 빼곡히 매달렸다. 지역 주민 최모(43·여)씨는 “단원고 3학년인 아이가 말수도 줄고 많이 힘들어 한다”며 “장례식장에 가는 게 일과”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분향소에선 유가족들의 항의로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 서남수 교육부장관 등 정부부처에서 보내온 조화가 분향소 밖으로 치워지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