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식탁물가도 ‘위태’..고개드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 등록 2016-04-07 오후 3:42:03

    수정 2016-04-07 오후 3:42:03

[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중국이 경기둔화 우려 속에 식탁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를 낳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올해 목표치인 3%마저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중국 정부는 물가안정이라는 또다른 숙제를 떠안게 됐다.

돼지고기·채소값 폭등..식탁물가 ‘위협’

6일(현지시간) 베이징일보에 따르면 베이징 도매 시장에서 지난 1일 기준 돼지고기의 평균가격은 500g당 12.2위안(약 2176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0% 급등했다. 채소의 평균 도매가 역시 1.86위안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50% 이상 상승했다. 식탁물가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고기류와 채소류 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가계 소비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셈이다.

중국 농업부에 따르면 지난 한 달 간 전국 돼지고기 가격은 30% 가량 폭등했고 채소 가격 역시 대부분 품목이 한 달 새 두자릿수 상승세를 기록했다. 돼지고기는 중국인들의 주식 중 하나로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돼지고기 값이 가파르게 상승한 데에는 최근 수년 간의 양돈산업 불황과 관계가 있다. 많은 양돈기업이 지난 2013~2015년에 파산하면서 시장에서 퇴출됐다. 설상가상으로 2014년부터는 환경보호 조례 영향으로 많은 돼지 농장이 문을 닫았다. 채소의 경우 올해 대파 공급량이 감소해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한파 영향으로 대파 주요 생산지역인 산둥 지방에서 대파를 재배하는 농가 면적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성장둔화에 물가상승까지..中정부 ‘이중고’

하지만 중국 정부로서는 경기를 안정시키기 위한 또 다른 숙제를 떠안게 됐다. 성장률 둔화 속에 물가만 상승하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물가안정’과 ‘경기부양’이라는 상반된 숙제를 떠안게 됐다.

중국정부도 물가 반등을 처음에는 경기부양의 긍정적 신호로 여겼지만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지자 스태그플레이션을 염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거세다.

이 때문에 오는 11일 발표될 3월 CPI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중국은 지난 2월 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상승해 당초 예상치(1.9%)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정부가 물가 관리 목표선으로 설정한 3%를 밑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CPI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정부 목표치를 초과해 물가 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이같은 상황에 대비해 긴축 정책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는 그동안 재정지출을 늘려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중국 정부 의지와 상반되는 내용이다.

다만 일부 품목을 제외한 중국내 식품물가 상승이 현재로서는 크게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내에서 옥수수 등 사료 가격이 안정적인 데다 돼지고기와 채소 생산량도 조만간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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