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표 ‘제로배달 유니온’, 이재명 공공배달앱과 같은 점, 다른 점은?

독과점 배달시장 질서 확립 위해
새로운 공공앱 vs 기존 민간앱 활용
타시도 이용 가능 여부·수수료 등 달라
  • 등록 2020-06-25 오후 2:31:47

    수정 2020-06-25 오후 2:31:47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국내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 등 3개 민간업체가 99%를 점유하고 있다. 앞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거대한 민간 사업자가 지배한 배달앱 시장을 ‘독과점 횡포’로 규정, 이를 바로잡기 위해 공공개발앱을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내놓은 ‘제로배달 유니온’도 불공정한 배달시장 질서를 바로 잡겠다는 목적은 같지만, 운영 주체나 예산, 수수료 등에서 다소 차이를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시가 9월부터 시작하는 제로배달 유니온은 페이코, 놀장, 먹깨비, 멸치배달, 만나플래닛, 로마켓, 주피드, 띵동 등 10곳의 중소 배달앱에서 서울사랑상품권(제로페이)을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들 배달앱에 결제방식만 새롭게 추가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쓰던 앱 그대로 서울사랑상품권만 선택해 결제하면 된다.

이를 통해 신규 결제 수단과 가맹점을 확보한 배달 플랫폼사는 마케팅 비용 등을 줄어들기 때문에 소상공인에게 받는 배달 중개수수료를 2% 이하로 낮추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는 앞서 올 4월 이재명 경기지사 개발을 약속한 공공 배달앱과는 성격이 다르다. 말그대로 서비스 주체가 공공, 민간으로 구분된이다. 서울시는 민간 배달 플랫폼 업체에 제로페이 가맹점 등을 연결하는 중재자 역할을 한다.

또한 경기도의 공공배달앱은 도 차원의 공공 예산을 투입해 신규 앱을 만들어야 하지만, 박원순표 배달앱은 기존 민간 배달앱을 그대로 이용하면 된다. 시는 제휴를 맺은 10개 배달 플랫폼사 중 가입을 희망하는 업체를 선택하면 가맹 가입과 배달앱 프로그램 설치 등을 지원한다.



또한 배달앱 서비스 관련 확장 여부도 다소 차이를 보인다. 아직 공공개발앱은 개발 이후에도 경기도 내에서만 서비스가 가능하고 타시도에서는 불가능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재명 지사가 전북 군산시가 개발한 ‘배달의 명수’을 유사한 앱으로 언급한 것과 같이 해당 지역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것.

최근 이재명 지사는 취임 2주년 기념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공공배달앱은 경기도가 가지고 있는 지역화폐망이라는 소스를 민간에 주고 그것을 이용해 만들어달라는 것”이라며 “공공자산을 기반으로 압도적 시장 지배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에서는 제로배달 유니온이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확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법안도 마련 중이다.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양천구을)은 서울시와 사전 협의한 것을 바탕으로, 배달앱사가 지자체에 등록하면 지역화폐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지역화폐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통신판매중개업자인 배달앱사에 ‘중개가맹점’이라는 새로운 지위를 부여해 지방자치단체에 등록, 영업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박 시장은 “이번 대책은 공공이 민간시장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민간업체끼리 경쟁할 수 있는 운동장을 제공해 지속가능성을 담보한다는 취지”라며 “지역화폐 배달앱 시장 육성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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