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는 스위스 제네바 현지시간으로 27일까지 유명희, 응고지 오콘조-이웰라(나이지리아) 등 두 후보에 대한 최종 선호도 조사를 진행한 뒤 컨센서스(전원합의제)로 차기 사무총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WTO는 늦어도 11월7일 이전에 차기 사무총장에 대한 결론을 내릴 전망이다.
WTO 164개 회원국 중 총 27개국을 보유한 EU의 표는 이번 선거에서 핵심 키 중 하나다. 유 본부장이 최종 라운드에 오른 배경에도 EU의 지지가 한 몫을 한 덕분이다. EU는 유 본부장과 함께 오콘조-이웰라를 밀었다. 하지만 최종 라운드에서는 한표만 가능하기 때문에 오콘조-이웰라를 밀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U 회원국들이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아프리카 식민지를 보유했던 역사적 경험과 함께 오콘조-이웰라 후보가 세계은행 등에서 폭넓은 경험을 고려한 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AFP통신은 “EU가 이달 27일 공개적으로 오콘조-이웰라 후보에 대한 지지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반전의 카드는 아직 남아 있다. WTO 사무총장은 ‘컨센서스(합의)’로 이뤄진다. 만약 두 후보간 격차가 상당히 크지 않다면 회원국끼리 다시 합의를 할 수 있다. 막판까지 각국의 표를 사로잡는다면 뒤집기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통상당국 관계자는 “오늘까지 선호도 조사를 마무리하는데 응고지 오콘조 후보와 유 본부장과 격차가 그리 크지는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아프리카 일부 표도 확보할 수 있고, 미국 등 강대국의 지지도 있는 만큼 막판까지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미국의 지지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현재 유 본부장을 지지하고 있다. 다만 미국의 지지는 ‘양날의 검’이다. WTO내 영향력은 분명히 있지만, 미국을 견제하는 EU입장에서는 달갑지 않다.
물론 미국 대선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미국 대선 결과는 현지시간으로 11월3일에 나온다.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경우 각국의 이해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송기호 법무법인 수륜아시아 대표변호사(전 민변 국제통상위원장)는 “만약 바이든이 뚜렷하게 이겨서 미국이 다자주의 무역 체제에 대한 신뢰를 다시 보여준다면 상황이 굉장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유명희 후보야말로 통상 분야 전문성과 현직 통상장관으로 구축한 네트워크와 정치적 리더십을 고루 갖춘 후보”라며 “선진국과 개도국 간 첨예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WTO 개혁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최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트뤼도 총리는 유 후보의 그간 경험과 역량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최종 라운드에서 유명희 후보의 선전을 기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