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계 대모 신수정·김남윤·이경숙 "우리 라이벌 아냐"

지난달 28일 '토크앤콘서트' 출연
신 교수, 50여년 음악인생 들려줘
1세대 연주가 산증인 국제시장 격
존경하는 '후배들' 게스트로 한 무대
후배들 "언니 오지랖 이제 그만"
사랑하는 모차르트·슈베르트 엄선
  • 등록 2015-12-01 오후 12:14:30

    수정 2015-12-01 오후 12:46:58

한국 클래식계를 이끌고 있는 피아니스트 신수정(왼쪽부터·73) 서울대 음대 명예교수와 바이올리니스 김남윤(66) 한국예술영재교육원 원장, 피아니스트 이경숙(71) 연세대 명예교수(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66) 한국예술영재교육원 원장이 “언니 오지랖은 이제 그만”이라고 말하자, 피아니스트 이경숙(71) 연세대 명예교수도 “그 만큼 했으면 충분하다”고 거들었다.

우리나라 여류 피아니스트 1세대인 신수정(73) 서울대 음대 명예교수는 후배들 말마따나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7년 전 서울대 퇴임후 국내 클래식계 대소사를 줄곧 맡아온 데다, 최근엔 제자 조성진의 쇼팽콩쿠르 우승으로 각종 음악회나 인터뷰 요청이 쇄도해서다. 이런 와중에도 시간을 쪼개 연주회 무대에 선 신 교수는 “원래 이렇게 바쁜 사람이 아닌데 잔심부름이 많아 괜히 바빠 보이는 것”이라면서 “나보다 곱절은 바쁜 후배들이 무대에 함께 서줘 너무 고맙다”고 웃었다.

신수정·김남윤·이경숙 한국 클래식계 대모(代母) 3인방이 한 무대에 섰다. 지난달 28일 오후 7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린 ‘토크앤콘서트’ 현장에서다. 이 세 사람이 같은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 신 교수의 50년 음악인생을 들려주는 이번 연주회에서 김 원장, 이 교수는 게스트로 출연해 함께 보고 겪은 한국 음악사 이야기는 물론 신 교수와 번갈아 협연을 해 박수 갈채를 받았다.

먼저 김 원장과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타나를 협연한 신 교수는 후배 김남윤 원장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임지영을 비롯해 수많은 제자를 길러낸 훌륭한 선생이자 후배”라고 소개하며 “악기를 선뜻 내줄 정도로 제자를 아끼는데 거침이 없는 연주가다. 어린 김남윤을 본게 엊그제 같은데 작년 정년 음악회를 열 때는 눈물이 절로 났다”고 말했다.

이에 김 원장은 “무서운 선배다. 잘 해야 한다”며 너스레를 떤 뒤 “선배가 있다는 위안감은 말로 할 수 없다. 라이벌 의식 그런 거 없다. 특히 바이올린이란 악기는 피아노를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귀띔했다. 이어 선배의 건강도 걱정했다. 김 원장은 “언니가 일이 너무 많다. 클래식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나도 대한민국에서 바쁘다면 바쁜 사람인데 언니를 보면 정신이 없다. 안쓰럽고 걱정된다”며 “이제 당신 몸도 챙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교수도 “남윤이도 얘기했지만 어려운 일만 있으면 수정 선배에게 연락을 한다. 이제 그만할 때도 됐다. 그만큼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명심하겠다는 신 교수는 “경숙이는 배움을 끊임없이 실천하는 스승이자 연주가”라며 “모차르트 전곡, 브람스 전곡, 베토벤 전곡 등 쉼 없이 도전하는 친구다. 존경한다”고 칭찬했다.

여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운 피아니스트 신 교수는 1969년 당시 26세 젊은 나이에 최연소로 서울대 음대 교수로 임용되면서 교육자의 길을 걸었다. 이후 50년 넘는 긴 시간 동안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같은 우수한 제자들을 키워낸 우리나라 음악계 산증인으로 통한다.

신 교수는 모든 공을 선배들에게 돌렸다. 신 교수는 “한국 클래식 음악이 이런 수준에 오른 것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다. 이애내, 신재덕, 정진욱 선생 같은 분들이 없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라며 “우리 선배들이 차근차근 쌓아온 결과물이다. 선배들에게 감사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피날레 무대에서 신 교수는 슈베르트의 ‘바닷가에서’ ‘보리수’ ‘음악에’ 3곡을 바리톤 박흥우 리더라이히 대표의 음성과 함께 선보였다. “첫 곡은 선배들에게, 두 번째 곡은 여기 온 관객과 함께, 마지막 곡은 후배들에게 돌린다. 음악적 동료이자 절친으로 함께 한 많은 음악인과 계속 피아노 길을 같이 걸어 갔으면 좋겠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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