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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서 첫선 신형 제네시스· K9‥“판도를 바꿀 차”
시장 반응은 일단 나쁘지 않았다. 각국에서 온 취재진과 관람객이 현대차와 기아차 행사 20~30분 전부터 행사장을 꽉 메우며 미국에서 달리진 현대 기아차의 위상을 실감케 했다.
디트로이트시 지역신문에 근무하는 한 기자는 “현대차 신형 제네시스가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차 디자인과 성능이 궁금해 찾았다”면서 “실제로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낫다. 가격이 관건일 텐데, 얼마일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특히 신형 제네시스가 공개되자 일본 자동차업계와 미디어 관계자들이 집적 차량에 타 기능을 살펴보며 커다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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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가 미국 시장에서 신형 제네시스와 K900(한국명 K9)에 각별히 공을 들이는 것은 주력시장에서 부진을 털어내는 한편 고급차를 통해 입지를 강화하고 수익성도 개선하려는 다중 포석이 녹아있다.
현대·기아차는 작년 미국 시장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72만783대의 차를 팔았다. 전년(70만3007대) 보다 3% 늘어난 수치이지만, 시장 전체 파이가 커진만큼 판매량이 받쳐주지 못했다. 기아차는 작년 미국시장에서 53만여대를 팔아 오히려 4%나 뒷걸음쳤다. 반면 경쟁업체인 포드와 도요타의 판매량은 각각 10.8%와 7.4% 증가했다. 미국 시장이 금융위기의 터널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호조를 보였음에도 유독 현대·기아차만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한 것이다.
엔저 앞세운 日·안방 사수 ‘빅3’‥자칫 샌드위치 될 수도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올해 미국시장에서 약 2만5000대 가량 팔며 인지도를 높인 뒤 내년부터는 3만대 이상 판매할 계획이다. 목표 판매량을 체운다면 브랜드 이미지나 다른 차종 판매에도 도움을 주는 후광효과도 노릴 수 있다. 신형 제네시스의 미국 시장 판매가격은 3만5000달러에서 4만달러 사이에서 저울질 중이다. 기아차(000270)는 우선 K9의 판매보다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도 “올해는 미국 시장이 커지는 추세보다 더 많은 차를 팔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가 야심 차게 미국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나섰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도요타, 닛산, 혼다 같은 일본 업체들이 엔저를 무기로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하고 있다. 또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크라이슬러를 포함한 미국 빅3도 픽업과 중형세단 모델을 대폭 강화하면서 안방에서 반격을 꾀하고 있다. 자칫 제네시스와 K9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현대·기아차가 미국과 일본업체에 샌드위치 신세가 될 가능성도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신형 제네시스와 쏘나타가 투입되면서 작년 부진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특히 일본업체의 공세를 막지 못한다면 판매량이 뒷걸음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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