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중국에서 웨딩카를 가로막은 신부 오빠가 질타받고 있다. 신랑 측에 돈을 더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등 동생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해서다.
지난 6일(현지시간) 중국 매체에 따르면 지난 1일 중국 허난성 신양의 화이빈현에서 한 신부의 오빠는 신랑 측을 상대로 18만 8000위안(약 3588만원)의 ‘차이리(彩禮·신붓값)’를 요구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이 과정에서 신부 오빠는 웨딩카 보닛 위에 드러눕는 등 행패를 부렸다.
신랑은 신부 오빠의 요구를 거부했다. 양가가 합의한 18만 8000위안을 이미 신부 개인 계좌로 지급해서다. 신부는 동생을 막아서는 오빠를 피해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탈출을 시도해야 했고, 지인들의 도움으로 웨딩카에 올라탈 수 있었다.
사건은 경찰이 출동한 끝에 해결됐다. 경찰은 결혼 자유의 원칙을 설명하는 등 신부 오빠의 행동을 경고했으며, 신랑이 신부 가족에 3만 위안(약 572만원)을 더 주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신부 오빠는 ‘신부 가족이 아닌 신부에게 준 돈’이라는 논리를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화이빈현 당국은 지난 6일 해당 사건에 대한 특별회의를 개최했으며 “낡고 바람직하지 않은 관습을 더욱 개선하고, 그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신부 오빠의 행동을 비난했다. 이들은 “이게 무슨 결혼이냐, 장사하는 거지” “결혼식 날을 망친 저런 오빠는 없는 게 낫다” “우는 신부 모습이 너무 안타깝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차이리는 신랑 측이 마련하는 지참금 문화로 오랫동안 이어졌지만, 중국 경제가 급속히 발전한 1990년부터 결혼식 과시 문화로 발전하는 등 사회적 병폐로 자리 잡았다. 도농 격차, 여아 낙태 여파로 남녀 성비 불균형 문제가 심각해진 탓에 액수 또한 급속히 불어났다.
특히 중국은 결혼 당일 신부 측에서 갑작스럽게 지참금을 올려 파혼에 이르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아울러 신부 측에서 지참금을 챙겨 달아나자 이에 분노한 신랑이 신부집을 찾아가 살인을 저지르는 사태까지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