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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한국경제학회에 따르면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내달 1일 ‘2024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일환으로 한국경제학회·재정학회가 주최하는 ‘한국 경제의 위기 요인과 정책 방향’ 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인구변화가 초래하는 한국경제의 위기 요인’ 논문을 발표한다.
논문을 보면 2020년대 말부터 의사 수가 정체하기 시작하는데, 인구 고령화로 의료 수요는 늘어나면서 의사 인력 규모가 부족해지기 시작한다. 이에 이 교수는 “현재 의사 1인당 업무량을 유지하기 위해선 2050년쯤까지 2만2000명 이상의 의사 증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인구구조 변화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문과목별 수급 불균형을 완화할 방법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피부과, 성형외과 등 인기 과목 쏠림 현상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인구가 빠르게 감소하는 지역은 최소한의 수요가 확보되지 않아 병원과 의료인력이 감소할 것”이라며 “이러한 취약지역에 최소한의 의료인프라를 유지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역·정치 세대 간 불균형 우려
이 교수는 의사 인력 수급 불균형 외에 인구변화가 초래할 위기 요인을 네 가지 더 제시했다. 먼저 산업·직종 간 노동수급 불균형 문제가 악화할 것으로 봤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인적자본을 탄력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교육제도와 부문, 유형 간 이동성을 높이는 유연한 노동시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현재와 같은 교육 경직성과 훈련 부재가 유지되고 부문 간 이동성이 높아지지 않는다면, 노동 인력의 특성과 노동시장의 필요 사이 미스매치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인구수 차이에 따라 지역 간 인프라와 서비스 공급의 격차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가 빠르게 감소하는 지역은 특정한 사회 서비스에 대한 최소한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해 각종 사회적 인프라와 서비스 취약 지역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또 고령인구가 늘어나면서 정치권에서 아동과 청년에 대한 투자를 주릴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로 인해 세대간 분배 갈등이 심화하고, 성장잠재력이 하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한국경제학회는 내달 1~2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대회는 총 56개 경제학 관련 학회에서 1500여명의 연구자가 참여하고, 430여편의 논문이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