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갈팡지팡 '혁신도시 시즌2'에 지자체들 대혼란

윤석열 정부, 수도권 공공기관의 지역이전 국정과제로 확정
반면 구체적 이전 로드맵이 늦어지자 지자체들 불안감 확산
대전·충남등 충청권비롯해 전국서 지역간 갈등 부채질 우려
  • 등록 2022-07-27 오후 3:54:13

    수정 2022-07-27 오후 9:50:00

[대전·홍성=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수도권 공공기관의 지역 이전에 대한 새 정부의 구체적인 계획안이 나오지 않으면서 대전과 충남 등 충청권을 비롯해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대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대선공약인 수도권 공공기관의 추가 이전을 이행하지 않은채 정권이 교체됐고, 윤석열 정부에서도 이를 답습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국토교통부, 대전시, 충남도 등에 따르면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 18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업무보고를 통해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밝혔다. 이날 국토부는 “수도권 공공기관 추가 지방이전 사업인 ‘혁신도시 시즌2’가 윤석열 정부 임기 내 추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수도권 공공기관의 지역 이전을 국정과제로 지정,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새 정부의 의지를 표방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혼선과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새 정부 출범 후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어떤 공공기관을, 언제, 어디에, 어떻게 이전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전혀 나오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수도권 공공기관의 지역 이전과 관련해 ‘이해관계자(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노조 등)간 사회적 합의 도출’이라는 항목을 명시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전철을 밟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공공기관과 해당 기관의 노조가 합의하지 않으면 지역으로 이전할 수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혁신도시 시즌2를 이행하지 않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지자체들도 민선8기 출범 후 대부분의 단체장들이 주요 공약으로 수도권 공공기관 유치를 표방, 직원 수가 많은 대형 공공기관 유치에 뛰어들었다.

대전과 충남, 경북과 대구, 부산과 경남 등 같은 권역에서도 대형 공공기관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은 벌써부터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는 한국원자력안전위원회 산하 기관의 지역 이전·신설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원자력안전재단 산하 방사선안전교육원의 대전 신설을 제안했다. 충남도는 지역경제에 파급력이 큰 대형 공공기관 유치에 행정·정치력을 집중하고 있다. 충청권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지역 이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안을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유치를 희망하는 24개 공공기관과 개별적으로 접촉하고 있다”며 “이와 별도로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협의해 공공기관 유치에 공동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정부가 수도권 공공기관의 지역이전은 국정과제로 정했지만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들에게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라는 의미인지, 혼란스럽다”며 “같은 권역에 있는 지자체들도 경쟁관계로 인식되면서 지역·기관간 갈등이 벌써부터 심상치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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