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이 시점에 까발리는 속내

태영호 전 공사, 14일 '3층 서기실의 암호-태영호 증언' 저서 출간
태영호, 지난해 1월 vs 10월 완연히 달라진 기조
태영호, 낱낱이 까발린 김정은의 실체 눈길
  • 등록 2018-05-14 오전 11:05:30

    수정 2018-05-14 오전 11:24:22

(태영호 전 공사=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슈팀 김서영 기자]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가 14일 자신의 첫 저서를 언론에 공개한다. 태 전 공사는 ‘3층 서기실의 암호-태영호 증언’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성격과 장성택 처형, 3층 서기실 등 북한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한다.

태영호 전 공사는 이날 오후 4시 국회의원회관에서 출판기념 기자간담회를 갖는다. 이에 앞서 저서 내용 일부가 공개됐다.

태영호 전 공사는 저서를 통해 김 위원장의 성격을 설명했다. 태영호 전 공사는 “대단히 급하고 즉흥적이며 거칠다”면서 2013년 7월 재개관을 앞둔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전쟁기념관)에 화재가 발생한 사건을 예로 들었다. 태영호 전 공사는 “7월 27일은 휴전협정일이지만 북한에서는 전승절로 기념하고 있다”며 “보고를 받은 김정은이 부리나케 달려와 아직도 물바다인 지하에 구둣발로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태영호 전 공사는 “수백 명이 진화와 정리 작업을 벌이고 있었는데 김정은은 ‘내가 그렇게 불조심하라고 했는데 주의 안 하고 무엇을 했느냐’며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면서 쌍욕을 했다”고 김정은 위원장의 성정을 알렸다.

태영호 전 공사는 또 2015년 5월 김 위원장이 자라양식공장을 현지 지도한 일도 언급했다. 태영호 전 공사는 “새끼 자라가 거의 죽었다. 공장 지배인은 전기와 사료 부족을 이유로 들었으나 김정은은 ‘전기, 사료, 설비 때문에 생산을 정상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넋두리’라고 심하게 질책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태영호 전 공사는 “김정은을 수행하던 고위 간부들도 고개를 떨군 채 지시를 받아쓰기에만 급급했다”며 “차에 오르면서 김정은은 지배인 처형을 지시했고, 즉시 총살이 이뤄졌다”고 충격적 사실을 전했다.

또 태영호 전 공사는 “북한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이 (미국 대선 당시) 영국 APTN 통신과 인터뷰를 했다. 그가 ‘우리는 대화(트럼프 후보가 언급한 북미대화)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 전쟁 때도 하는데 대화 못할 이유는 없다’고 외무성이 작성해준 원고대로 말했다”면서 이 역시도 김정은의 분노를 샀다고 전했다.

태영호 전 공사에 따르면 보도 후 김정은 위원장은 김계관 외무성 1부상에게 “야. 그 늙은이(양형섭)가 내 승인도 없이 트럼프와 대화하겠다고 말할 수 있나. 나를 대표해서 말할 수 있는 권한을 누가 줬는가. 나는 조선의 지도자이고 트럼프는 대통령도 안 된 후보인데 같은 급이 아니다. 외무성이 그 늙은이한테 그리 말하라고 써줬는가”라고 질책했다고. 양형섭은 1925년생으로 알려져 있으며 김일성 주석의 사촌 매부다.

이와 함께 김정은 위원장이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한 이유에 대해 태영호 전 공사는 “김정은은 고모부에게 뿌리 깊은 원한을 품고 있었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태영호 전 공사는 “(김정은의 생모) 고영희는 정철·정은 형제 중의 하나가 후계자가 되지 않으면 결국 온 가족이 숙청 당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며 “김일성 생전에 자신의 아이들을 인사시키고 인정받고 싶어 했다. 이것을 누가 막았겠는가. 장성택과 부인 김경희였다. 김경희와 장성택이 고영희 존재를 상당히 부담스러워했다는 말이 나돌았다”고 설명했다.

태영호 전 공사는 또 “고영희의 남겨진 사진에는 김일성과 같이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다. 김정은도 할아버지(김일성)와 찍은 사진이 한장도 없다. 김일성과 찍은 사진 한장만 있었다면 스스로 백두혈통이라고 백번 외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었을 것”이라며 “때문에 김정은은 아이 때부터 장성택을 미워했고 장성택 부부에게 원한을 품고 있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태영호 전 공사는 “(김정은은) 모든 재력을 핵과 미사일 개발에 쏟아야 하는데 북한의 경제적 이권 대부분은 장성택이 쥐고 있었다”며 “김정은이 가차 없이 처형한 이유 중의 하나는 장성택이 경제적 이권을 포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태영호 전 공사는 저서 제목이기도 한 ‘3층 서기실’의 존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3층 서기실은 지난 3월 북한에 파견된 문재인 대통령 특별사절단이 집무실과 3층 서기실이 있는 노동당 3층 청사에서 김정은과 만남으로써 처음 존재가 알려졌다.

태영호 전 공사는 “3층 서기실은 기본적으로 김정일·김정은 부자를 신격화하고 세습 통치를 유지하기 위한 조직”이라며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가 주민들이 김씨 부자의 실체를 알게 되면 3층 서기실은 와해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 3층 서기실을 “3층 규모 당중앙 청사로, 한국으로 치면 청와대와 같다”며 “3층 서기실은 대통령 비서실에 가깝다”고 비교했다. 그러면서 “이곳은 중앙당 일꾼들도 마음대로 접근할 수 없는 완전한 금지구역으로 김정은 부자를 신격화하고 세습통치를 유지하기 위한 조직”이라고 봤다.

태영호 전 공사는 이번 저서를 출간하기까지 그간 많은 고민이 있었다면서 “원래 이 책을 3월초에 내려고 했었다. 그런데 3월부터 남북관계는 급격한 해빙무드에 들어섰고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며 “나의 책이 정상회담 성사에 찬물이라도 끼얹을 수 있을 것 같아 정상회담 뒤로 출간을 미루게 됐다”고 밝혔다.

태영호 전 공사는 책을 쓰게 된 계기에 대해 남북한의 현실을 서로에게 정확히 알려 통일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하며 “이제 나의 길은 오직 하나, 통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영호 전 공사는 2016년 대한민국 망명 후 현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을 맡고 있다.

태영호 전 공사는 지난해에도 북한에 대한 기조를 바꿨던 바 있다. 지난해 1월, 태영호 전 공사는 월간조선과 인터뷰에서는 대남 전략이 기존의 이른바 ‘해방 전략’에서 ‘초토화 전략’으로 수정됐다고 경고했다. 1월, 북한이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수소탄은 대미 협박용일 뿐 아니라 대남 살상용이란 주장이었다.

태영호 전 공사는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남조선을 쓸어버리겠다’고 말했다.‘해방’이라는 말에서 ‘쓸어버린다’로 바뀐 것은 남조선 전체를 핵무기로 아예 없애버린다는 얘기다. 남한 자체가 이제는 필요 없다는 것”이라며 “북한의 이런 군사 전략 변화를 알고 진짜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통일의 득실 관계를 따질 게 아니라 통일을 통한 생존의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해 10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로 ‘핵 외교를 넘어서: 정권 내부자가 본 북한’이란 주제로 열린 미국 현지 강연에서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maximum pressure) 정책을 지지하지만 이는 최대의 관여(maximum engagement)와 병행돼야 한다. 최대의 관여는 김정은 지도부 뿐 아니라 북한 주민도 포함해야 한다”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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