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만난 업계 관계자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버티는 게 목표”였다. 의욕적으로 브랜드를 출시하고 사업을 확장하기보다는 ‘일단 살아남자’는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비하겠다는 의미였다. 반년이 지났지만 여기서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오히려 어깨는 더 움츠러들었다.
시장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국내 패션시장의 규모는 역신장하는데 브랜드는 이미 포화상태다. 경기가 안 좋을수록 의식주(衣食住)에서 사람들이 가장 먼저 줄이는 게 ‘입는 것’이다. 마음이 위축될수록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1년 된 남성복 ‘엠비오’와 지난해 7월 론칭한 잡화 ‘라베노바’ 사업을 접고 SPA(제조·유통 일괄의류) 브랜드인 에잇세컨즈를 집중육성하기로 했다. 패션그룹형지는 아웃도어 노스케이프를 철수하고 와일드로즈에 집중한다. 사업재편인지 구조조정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중요한 건 살고자 하는 몸부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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