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용산구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모씨가 혀를 차며 말했다. 이씨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를 3년 넘게 몰았다. 이씨가 사는 아파트엔 지상 주차장이 없는데 최근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폭발 이슈로 주차 걱정을 해야 하는 현실이 당혹스럽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여러 보조금을 줘가면서 전기차를 타라고 하는 분위기였는데 갑자기 타지 말라고 하는 건 아니지 않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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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라 벤츠 전기차 폭발 이후에도 6일 충남 금산 주차타워에서 전기차에 불이 붙는 사고가 이어지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기차를 모는 40대 남성 손모씨는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이용 금지 여론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나도 전기차 차주지만 언제 폭발할지 모르니 입주민이 불안하다면 지상에 대야겠다고 생각하긴 한다”며 “청라 벤츠 폭발 이후 아파트 입주민 카톡방에서 이야기가 있었지만 전기차 충전기가 지하에 설치돼 출입 금지가 어렵다는 쪽으로 결론났다”고 말했다.
전기차 운전자들은 주차를 하더라도 주위 시선이 신경쓰인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올해 전기차를 구매한 A(29)씨는 “폐쇄된 곳이나 좁은 곳, 낡은 건물에 주차하는 게 앞으로 눈치가 좀 보일 것 같다”며 “정부가 보조금을 주면서 전기차 구매를 권장하는데 전기차 주차를 금지하면 너무 부당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주차 금지구역이 생기는 건 전기차를 구매할 때 고려하지 않았던 사항이라 전기차주로서 불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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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본부측은 “지난 6일 업체에 화재 당일 기록된 화재수신기 신호 복구와 분석을 요청했고 오늘 중으로 관련 자료를 받아볼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화재수신기는 신호 5000건만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누적되면서 삭제된 화재 당일 신호 9만건을 복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화재 구역에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것은 현장 조사를 통해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화재수신기는 불이 났을 때 화재현장에 설치된 감지기로부터 각종 신호를 받은 것을 저장하기 때문에 수신기를 통해 스프링클러 미작동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고 소방본부는 설명했다. 소방당국은 업체로부터 받게 될 자료를 토대로 스프링클러 임의 조작이나 고장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