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등 주요 대기업 최순실 게이트 의혹에 '뒤숭숭'.. 해명에 진땀(종합)

  • 등록 2016-11-02 오후 2:34:32

    수정 2016-11-02 오후 3:50:08

2일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 로비에 기자들이 이사회 멤버로 처음 참석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삼성은 최순씨 게이트에 이름이 거론되면서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부회장은 결국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데일리 이진철 최선 기자] 현 정권의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가 강제 모금과 각종 특혜사업에 개입했다는 논란이 재계로 불똥이 튀면서 삼성, SK 등 이름이 거론되는 주요 대기업들이 해명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최씨가 독일에 세운 회사에 거액을 지원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검찰은 최씨의 딸 정유라(20·개명 전 정유연)씨의 말 구입비 등을 위해 독일에 설립한 ‘비덱(Widec) 스포츠’를 통해 280만 유로(약 35억원)을 지원했다는 흔적을 포착하고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금은 비덱스포츠가 코레스포츠라는 이름을 사용하던 지난해 9~10월 송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돈은 서울 강남의 국내 은행지점에서 독일지점으로 보내진 뒤 독일의 여러 은행에 계설된 코레스포츠 계좌로 송금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은 현재 승마협회장을 맡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005930)는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면서 “수사 결과 모든 게 투명하게 밝혀질 것으로 본다”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최순실 관련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현 회장은 이날 서울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열린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초청 정책 간담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최순실을 만나 본적도 없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최순실씨의 딸 최유라씨의 부정 입학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이화여자대학교의 이사회 멤버다. 현 회장은 최씨의 비밀 모임인 팔선녀 멤버에 거론되기도 했다.

CJ(001040)는 이재현 회장이 구속 수감된 상황에서 현 정부의 다양한 문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배경에 최씨 측근 차은택씨의 입김이나 지원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CJ는 특혜 의혹이나 최 씨 측근 차은택 씨와의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포스코(005490)는 지난 2월 K스포츠재단의 자회사 격인 더블루K 측으로부터 배드민턴팀 창단을 요구받은 것으로 드러나 노심초사하고 있다. 포스코 측은 더블루K가 지난 2~3월께 포스코 사장을 찾아와 배드민턴팀 창단을 요구해왔고 이를 거절했다는 설명을 내놨다.

배드민턴팀은 기존 포스코특수강이 보유하고 있었던 팀으로 세아제강에 포스코특수강을 매각하면서 소유권도 이전됐다. 하지만 세아제강이 포스코특수강 소속 배드민턴팀을 해체하면서 당시 다시 팀을 재창단하라는 민원이 상당히 제기됐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당시 세아제강 체제하에 해산된 배드민턴팀을 포스코가 재창단해야 한다는 민원이 상당히 제기됐고, 당시 더블루K측의 요구도 이같은 일환으로 진행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지만 완곡히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측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성금으로 낸 40여억원도 이사회에 상정해 통과시킨 것으로 적법 절차를 통해 진행됐다고 전했다.

SK(034730)그룹도 K스포츠재단 측의 80억원 성금 요구를 받은 회사로 지목되면서 숨을 죽이고 있다.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은 SK그룹의 박모 대관담당 전무를 만나 모금과 관련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 전 사무총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최순실씨의 지시를 받아 SK측에 80억원을 요구했다”고 증언한 바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SK그룹 박 전무는 검찰에 출두해 80억원 출연 제의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 관계자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관련 사실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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