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상렬 김정현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규원 검사의 ‘윤중천 면담보고서 작성·유출’ 의혹 관련해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자택과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이와 함께 이 사건과 관련한 공수처의 칼끝이 청와대 등 윗선으로 급격히 옮겨가는 모양새다.
|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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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검사의 ‘윤중천 면담보고서 작성·유출’ 등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공수처 수사3부(부장 최석규)는 이날 오전 이 비서관 자택을 압수수색한 것에 더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도 자료 임의제출 형식으로 압수수색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수처는 “금일 압수수색은 이규원 검사의 윤중천 허위 면담보고서 작성 및 유출 의혹 사건과 관련한 것”이라며 “이 비서관은 주요 사건 관계인”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비서실 등은 국가보안시설로 지정돼 있고, 보안 사항을 다루는 업무 특성상 관련 법률에 따라 압수수색영장의 집행보다는 임의제출 방식으로 수사에 협조해 왔다”며 “이번 공수처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대해서도 이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수사에 협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윤중천 면담보고서 작성·유출’ 의혹 사건은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과 윤갑근 전 고검장이 지난 2019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사건을 조사한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와 대검 진상조사단의 관계자들을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이른바 ‘청와대의 기획 사정 의혹’이다. 윤중천 면담보고서는 지난 2018년 12월과 이듬해 1월 이 검사가 김 전 차관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에 연루된 건설업자 윤중천 씨를 만나 작성한 문서다. 이 비서관은 해당 보고서 작성 과정 전반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의혹 조사 과정의 위법 여부를 수사하던 검찰은 당시 진상조사단에 소속됐던 이 검사가 ‘윤중천 면담보고서’를 왜곡해 작성하고 특정 언론에 유출한 의혹 사건을 지난 3월 공수처로 이첩했다.
공수처는 지난 4월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사건을 정식 입건(공제 3호)하고, 지난 5월 말부터 지난달 초까지 이 검사를 3차례 불러 조사했다. 지난 8일엔 이 검사와 함께 근무했던 검찰수사관의 사무실인 검찰총장 부속실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