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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정부·여당의 두 수장이 메르스발(發) ‘쌍끌이 부양책’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인해 경기가 급격히 하락하는 만큼 기준금리 인하(통화정책)와 추가경정예산 편성(재정정책)을 한꺼번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시사한대로 기준금리는 이미 사상 최저 수준(1.50%)까지 떨어졌으며, 추경 여부는 이번 달 말 기획재정부의 하반기 경제운용방향 발표 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단기적인 성장률에만 급급해 빚을 더 부추기는 땜질식 처방이라는 비판이다. 수개월 걸리는 추경 절차상 메르스에 대응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주장도 없지 않다.
金·崔, 빚 증가 부담에도 경제부터 살리자는 의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메르스 사태의 충격이 워낙 큰 만큼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전략적인 맞춤형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의 역할을 요구하는 국민 목소리에 적극 응답해야 한다”고도 했다.
김 대표의 이날 발언은 쌍끌이 정책 촉구의 일환이다. 김 대표의 주장대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린 만큼 정부도 추경 편성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선제적으로 금융·재정정책이 함께 움직여야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여당 경제통들의 의견과 맥이 닿아있다.
김 대표로서는 추경에 따른 정치적 부담도 크지 않다. 친박(친박근혜) 핵심들이 추경을 적극 지지하기 때문이다. 친박 좌장 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추경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며 김 대표를 거들었다.
또 다른 친박 핵심인 최 총리대행 역시 추경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최 총리대행은 지난 7일 메르스 대책 브리핑에서 “모든 선제적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고,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도 “(추경 편성을) 여러 각도로 검토 중에 있다”이라고 했다.
국가재정법 제89조를 보면, 추경 편성의 요건은 △전쟁이나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한 경우 △경기침체·대량실업·남북관계 변화·경제협력과 같은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거나 할 우려가 있는 경우 △국가가 지급해야 하는 지출이 발생하거나 증가한 경우 등으로 한정돼있다.
부정적인 시각도…“중장기적으로 문제 될 수도”
다만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 내에도 있다. 김 대표와 함께 새누리당의 ‘투톱’으로 일컬어지는 유승민 원내대표부터 다소 비판적이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추경의 실효성이 굉장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의 대표적인 경제통인 이한구 의원도 KBS 라디오에 나와 “지금 세계경기가 침체돼있고 우리나라 성장률이 자꾸 떨어지니 단기부양책으로 추경을 하겠다고 하면 문제가 된다”면서 “빚을 더 내자는 얘기인데, 결국 중장기적인 재정수지에 도움이 안 되고 경제 구조개혁에 대한 동기도 덜 생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추경이 실제 메르스 사태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도 있다. 정부의 추경안은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이 절차를 고려하면 추경 집행은 일러야 두세 달 후에나 가능하다. 빚만 내고 정책효과는 떨어질 우려가 있는 이유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도 최근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잘못하면 추경이 우리 경제에 화가 될 수 있다”면서 “해봐야 소용없는 정책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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