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4개월 앞두고 물러난 김기현…與, 비대위 전환 임박(종합)

김기현, 공식 사퇴 “사명 완수 못하고 물러난다”
9개월만에 물러나…친윤 핵심 장제원 이어 결단
윤재옥 권한대행 체제 전환…“비대위 전환 빨라질 것”
  • 등록 2023-12-13 오후 6:04:07

    수정 2023-12-13 오후 6:04:07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 3·8 전당대회로 당 대표를 맡은 지 9개월 만이다. 총선을 4개월 앞둔 상황에서 선거 패배에 대한 위기감이 갈수록 높아지자 결국 집권여당의 수장이 대표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뒀다. 당장 선거가 임박한 상황이라 국민의힘의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 빠르게 총선 모드에 돌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이틀간 공식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잠행에 들어갔던 김 대표는 이날 오후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대표는 “저는 오늘부로 국민의힘 당대표직을 내려놓는다”며 “지난 9개월 동안 켜켜이 쌓여온 신(新)적폐를 청산하고 대한민국의 정상화와 국민의힘, 나아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라는 막중한 사명감을 안고 진심을 다해 일했지만, 그 사명을 완수하지 못하고 소임을 내려놓게 돼 송구한 마음”이라고 썼다.

김 대표는 이어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국민의힘의 총선승리는 너무나 절박한 역사와 시대의 명령이기에 ‘행유부득 반구저기’(行有不得反求諸己·어떤 일의 결과를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뜻)의 심정으로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며 “더이상 제 거취 문제로 당이 분열되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어두운 표정을 보이고 있다.(사진=노진환 이데일리 기자)
앞서 지난 12일 친윤계 핵심이자 전당대회 당시 김장 연대(김기현·장제원)의 한 축인 장제원 의원이 “역사의 뒤편에서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를 응원하겠다”며 중진 중 첫 불출마 선언을 하자, 김 대표 역시 거취 표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또다른 김 대표의 결단으로 예상됐던 총선 불출마 의사는 표명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김 대표는 내년 4월 총선에서 본인 지역구인 울산 남구을에서 출마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김 대표는 “총선이 불과 119일 밖에 남지 않았다. 윤재옥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을 빠르게 안정시켜, 후안무치한 민주당이 다시 의회 권력을 잡는 비극이 재연되지 않도록 저의 견마지로를 다하겠다”며 “저도 이제 당원의 한사람으로서 우리 당의 안정과 총선승리를 위해 이바지하고자 한다”며 총선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번 김 대표의 사퇴로 앞으로 국민의힘의 총선 모드 전환이 더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당장 당 대표직 궐위 상황으로 윤재옥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 체제를 맡게 된다. 이후 새 당 대표를 뽑는 대신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당내 의원들은 점치고 있다.

당장 이번 달 출범할 예정인 총선 공천의 핵심 기구인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 등을 당 대표가 결정해야 하는데다 원내 상황이나 야당과 협조해 입법화 등 실무적인 부분을 책임지는 윤 원내대표는 전면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 총선을 앞두고 주요 권한을 행사할 공천관리위원장, 선거대책위원장 등을 임명할 권한이 있는 비대위원장은 당내 간판이 맡을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비대위원장 후보로 현 정부 실세로 불리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당 대표 궐위 상황으로 당원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이라 공관위나 선대위 구성을 예정보다 더 빨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실상 당 대표 권한대행 체제에도 총선을 치를 수 있지만 전면에서 전체적인 공천 관련 실무를 관장하고 이를 진두지휘를 할 당내 수장이 필요한 만큼 비대위 전환을 가장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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