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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훈 이윤화 기자]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미·중 무역갈등이 양국 간 무역전쟁이 아닌 미래 패권을 둘러싼 전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견해가 나왔다.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두 국가 관계를 지탱해 온 무역 이슈가 삐걱대면서 다양한 영역에서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13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세 번째 세션으로 열린 ‘신냉전시대 갈림길, 기업의 셈법은?’에서 “미·중 갈등은 최근 들어 불거진 게 아니라 과거부터 예견됐던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센터장은 “무력으로 맞서는 전쟁이 아니기 때문에 괜찮지 않냐는 분석은 틀렸다”며 “언론 자유, 영토, 사이버 전쟁, 소수민족 등 다양한 영역에서 다른 가치관을 가진 국가다 보니 국가 간 충돌할 수 있는 뇌관이 많은데 그것을 막아 준 게 바로 무역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나라가)과거에는 미국 쪽에 손을 들어줬다면 지금은 경제 분야에서 중국으로 중심이 쏠리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 가운에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선택을 강요받는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현재 진행 중인 미·중 무역 분쟁은 해결을 위한 것이 아니라 어떤 합의를 할지 정하는 흡사 이혼 소송과 비슷하다”며 “미·중 관계가 30년간 꾸준히 하향 평준화 과정을 겪고 있어 추후 큰 틀에서 악화하거나 중간 봉합 과정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우리 세대까지는 괜찮더라도 다음 세대는 보장할 수 없다. 미·중 무역 분쟁 장기화 국면에서 대처에 미흡할 경우 한국이 ‘제2의 아르헨티나’ 처지가 될 수 있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