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현대제철은 전일대비 6.06% 오른 7만8700원을 기록했고, 현대하이스코는 8.16% 급등한 6만7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양사 간 합병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지난달 26일 합병 추진설에 대해 한국거래소로부터 조회공시 요구를 받았고 이에 대해 양사는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는 없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로부터 2주도 안 돼 합병을 공식 발표한 것이다.
일단 양사의 합병은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높다. 양사 주가를 감안할 때 현대제철 1주당 현대하이스코 0.8677607의 합병비율이 크게 무리 없다는 것. 주식매수청구가도 현대제철이 7만2100원, 현대하이스코가 6만3552원으로 현재 주가보다 낮은 수준이다. 굳이 주식매수 청구를 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사 주가 수준이 합병비율과 크게 괴리가 있는 상태가 아니므로 저평가나 고평가돼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합병 제약요건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합병으로 탄생하는 현대제철에 대한 전망도 대부분 밝다. 일단 합병 목적 중 하나였던 재무구조 개선은 명확하다. 박현욱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예상 순차입금비율이 74%였는데 합병 후에는 72%로 낮아질 것”이라 “재무구조 측면에서 우선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손익계산서 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양사의 올해 예상 실적을 단순 합산하면 매출액 20조원, 영업이익 2조원 대로 작년 현대제철 실적에 비해 각각 13%, 5%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수익성은 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이재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양사 간 불필요했던 거래비용 감소로 현대제철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현대제철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포인트 가량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에 대한 그룹사 지분이 높아지면서 지분구조도 좀 더 안정적으로 바뀌고, 그동안 물량 출회 우려가 있었던 현대하이스코 보유 물량 2.3%에 대한 오버행 이슈가 해소된다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이다.
사업 측면에서도 성장성이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하이스코의 해외 스틸서비스센터(SSC)를 통해 자동차용 강판 해외 판매에 나설 수 있고 차량 경량화 사업도 추가해 기초 체력 강화를 기대해볼 만 하다.
방 연구원은 “양사가 거의 같은 회사처럼 움직였기 때문에 합병으로 급격한 변화는 없겠지만 양사가 갖고 있던 성장성을 현대제철에 몰아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현대차그룹 내에서 역할이 확대되면서 지속성장 기대감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