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값 하락에 10월 물가 1.3%, 두달째 1%대…정부 "김장철 채소값 관리"(종합)

10월 소비자물가 1.3% 올라…3년 9개월만에 최저
석유류 10.9% 하락했지만 채소류 15.6% '급등'
정부 "특별한 외부충격 없다면 2%내 물가흐름 지속" 전망
김장철 맞아 배추·무 공급 확대…"체감물가 부담 축소"
  • 등록 2024-11-05 오전 10:04:23

    수정 2024-11-05 오후 7:06:21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김은비 기자] 10월 소비자물가가 1.3% 올라 3년 9개월만에 가장 낮은 오름폭을 보여준 것은 물론, 두 달 연속 1%대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해 크게 올랐던 석유류와 과일 가격은 안정됐지만, 올여름 폭염을 겪었던 채소류 가격이 물가를 일부 견인했다. 정부는 가을 배추 출하와 더불어 김장철을 맞은 채소류 공급을 확대하겠다며, 향후 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다면 물가가 2% 이내에서 관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계청 공미숙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10월 소비자물가동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소비자물가 1.3%…3년 9개월만에 최저 오름폭

통계청은 5일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통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가 114.69(2020년=100)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3%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2021년 1월(0.9%) 이후 3년 9개월만에 가장 낮은 오름폭이다.

올해 물가 상승률은 연초 과일 가격의 강세로 인해 지난 2~3월 3%대 흐름을 보였던 것이 4월(2.9%)부터 3%를 하회하기 시작했다. 이후 5개월 연속 2%대를 이어오다가 지난 9월(1.6%) 42개월만에 1%대에 진입한 이후 두 달째 1% 둔화세를 이어가게 됐다.

물가 둔화세에 가장 크게 기여를 한 것은 석유류였다. 석유류는 1년 전보다 10.9% 떨어져 전체 물가 하락에 0.46%포인트나 기여했다. 석유류는 지난달 마이너스 흐름으로 전환했고, 지난달(-7.6%)에 이어 하락폭을 더 키웠다. 여기에 신선과실 물가 역시 10.7% 하락하며 물가 둔화에 힘을 실었다. 품목별로는 사과(-20.0%), 포도(-6.5%) 등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연초 물가 오름세의 주범이었던 사과는 2022년 5월(-22.9%) 이후 2년 반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반면 김장철을 맞아 채소류는 15.6%나 급등하면서 2년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채소류는 전체 물가의 0.25%포인트를 끌어올렸다. 품목별로는 △배추(51.5%) △토마토(21.3%) △상추(49.3%) △무(52.1%) 호박(44.7%) 등이 크게 올랐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채소가 1년 전보다 가격이 높은 건 맞지만 전월에 비해서는 전체적으로 내려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공 심의관은 “채소류와 외식 물가의 상승폭은 확대됐지만 석유류와 과일류 물가 하락의 영향이 두 달 연속 1%대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가 하향안정세 공고화”…배추·무 등 공급 확대

변동성이 큰 석유류, 식료품 등을 제외하고 물가의 추세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역시 10월 1.8% 올라 1%대 둔화세를 보였다. 지난 9월(2.0%)에 이어 재차 오름폭을 낮춘 것이다. 소비자들이 자주 구입하는 품목으로 구성돼 일상 생활에서의 체감 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 역시 전년 동월 대비 1.2% 올라 45개월(2021년 1월, 0.8%)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로 1%대 안착했다.

기획재정부는 추가적인 기상 이변, 중동 정세 변화로 인한 유가 불안 등 외부 충격이 없다면 2% 내 안정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은 이날 경제관계차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주재해 “10월 물가상승률이 1.3%로 3년 9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물가 하향안정세가 공고해지고 있다”며 “11월 석유류 가격의 하락세 둔화로 상방 압력이 있겠으나, 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다면 2%내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10월 석유류 가격 등에는 일부 기저효과가 있어 이달에는 둔화세가 소폭 축소될 수 있지만, 이달 물가를 끌어올렸던 채소류 가격은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경임 기재부 물가정책과장은 “지난해 10월 석유류, 농산물 등의 가격이 높았던 만큼 지난달 일부 기저효과가 있었다”면서 “11월에는 오름폭이 다소 축소될 수는 있겠지만, 채소류의 경우 가을배추 출하에 따라 가격이 점차 하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정부는 김장철을 앞두고 이달 배추 2만4000t, 무 9100t과 더불어 고추와 마늘, 양파 등 양념채소류 2000t등 비축 물량을 방출한다. 또 배추와 무에 대해서는 최대 40%, 대파·마늘·천일염과 젓갈류에는 최대 50% 할인지원을 실시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낮추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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