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안보·산업상의 이유로 미국 정부가 반대할 가능성에다 중국측이 제시한 인수 가격도 지나치게 낮아 인수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분석이 나오면서 국내 반도체업계는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다만 중국이 세계 5위 반도체 회사를 인수해 단번에 기술격차를 좁히려 했다는 점에서 중국발 위협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1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메모리 부문이 전체 규모가 크다 보니 중국이 하고 싶을 것”이라면서도 “마이크론의 규모가 워낙 커서 인수가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인수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반도체 강국을 꿈꾸는 중국의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메모리반도체 부문의 기술격차를 세계 5위 반도체 기업을 무려 230억 달러를 들여 인수함으로써 해결하려 한 점은 중국만이 가능한 시도라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7월 반도체 산업 육성 방안을 통해 2020년까지 세계 1위 수준의 기술 확보를 공언했고 최근에는 반도체 산업에 10년간 1조위안(18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한번 투자하면 끝까지 밀어붙인다는 점에서 반도체 분야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만에 하나라도 인수에 성공한다면 국내 기업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중국 칭화유니그룹이 230억 달러의 인수가격을 내세우며 마이크론 인수에 나섰지만 성공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우선 칭화유니그룹이 제시한 인수 가격인 230억 달러는 마이크론의 공장과 직원, 지적재산권을 지나치게 저평가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마이크론의 주가가 올해초보다 50%가량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주가보다 19.3% 높은 주당 21달러의 인수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마이크론은 세계 5위 반도체 회사인데다 반도체는 주요 군수 장비와도 연계된다. CFIUS는 2011년 중국의 화웨이 테크놀로지의 쓰리립(3leaf) 인수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원조 국가였던 미국이 마이크론마저 넘겨버리면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시장주도권 뿐 아니라 협상력까지 사라져 버린다”면서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마이크론이 인수되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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