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보건당국의 미흡한 초동 대처로 메르스 확산을 차단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드러나자 정부 대응능력과 발표내용을 믿지 못하겠다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메르스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2명으로 늘어난데 이어 메르스 확진 환자는 25명, 격리대상자는 751명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메르스 환자가 사망한 경기지역 초등학교 한 곳이 전국적으로 첫 휴업에 돌입했으며 인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이 자체적으로 휴교를 선언하는 등 메르스 공포가 지역사회를 집어삼키고 있다. 서울시교육청도 이날 각 학교에 수학여행이나 체험학습 등 단체활동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메르스 확산 우려감은 시민들의 발마저 묶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김모(41)씨는 가족들과 함께 이번 주말 제주도 여행을 취소했다. 메르스 공포 탓이다. 좁은 비행기를 타고 가다 감염될 수 있다는 걱정에 여행 계획을 포기한 것이다.
그는 “어린 아들이 메르스에 걸릴까봐 돌아다닐 수 없다”며 “하루 빨리 사태가 진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의도 증권가도 메르스 공포에 떨었다. 이날 오전 한 때 D모 증권사와 H카드사 직원이 메르스 의심 환자라는 소식이 메신저를 통해 확산됐다. 이 직원들은 다행히 음성판정을 받고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포 한강신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양모씨(남·34)는 “복지부가 국민연금 등 정치적인 부분만 신경쓰다 초기 대응에 실패한 것 같다. 무엇보다 의심환자가 발생했던 병원명 공개는 필요한 부분이었다”며 “정확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으면서 해외보다 의료 수준이 높아 치사율이 40%가 안된다는 주장만 펼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