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추진에 '상한가'로 화답

  • 등록 2015-05-26 오후 4:27:31

    수정 2015-05-26 오후 4:27:31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삼성그룹이 제일모직(028260)삼성물산(000830)을 합병하기로 결정하면서 두 회사의 주가가 나란히 상한가로 직행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실제 합병이 이뤄지기 전까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주가가 지속 상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합병 발표 이후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하면서 각각 18만800원, 6만3500원에 마감했다. 삼성SDS(018260)도 6%로 급등했다.

삼성그룹은 26일 이사회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결의, 오는 7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9월1일자로 합병을 마무리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일모직이 1대 0.35 비율로 삼성물산을 합병하는 방식이며, 신주를 발행해 삼성물산 주주에게 교부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합병 전까지 제일모직 주가가 더욱 탄력을 받으며 상승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제일모직의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이 커지게 됐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지배구조는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 등으로 이어지는데 합병 후 제일모직은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4.1%)를 확보하게 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합병은 삼성 지배구조 개편의 시발점으로 그룹 총수 일가가 지분을 많이 보유한 제일모직 주가에 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향후 20만원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물산도 나쁘지 않다. 제일모직 건설부문과 합쳐지면 삼성그룹의 건설 사업에서 상당한 ‘윈-윈’ 효과를 거둘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평택에 약 15조원을 들여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호재와 맞물려 건설 부문에 대한 투자심리가 자극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투자자들이 양사의 합병 결정에 상한가로 화답하면서 합병 무산에 대한 우려감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11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을 합병하려 했으나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무산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변수가 이번에 튀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합병 무산에 대한 우려도 일각에 있지만 합병 비율과 주식매수 청구권 가격 등을 보면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향후 통합법인은 패션, 건설, 레저 등을 아우르는 초대형 기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그룹 측은 양사 매출이 2014년 34조원에서 2020년 60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삼성그룹의 신수종 사업인 바이오 분야는 합병 법인의 새 먹을 거리가 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 46.3%, 4.9%를 각각 보유했는데 합병 후 지분 합계가 50%를 웃돌게 된다.

소현철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그간 구축한 해외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활용해 그룹의 신수종 사업인 바이오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다만 제일모직이 수혜주로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실적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 증대도 중요하다”며 “빠른 실적 회복이 없다면 지배구조 개편 수혜와 높은 밸류에이션이 정당화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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