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證, 서비스선택제 강행… 화난 직원·고객 `아우성`

지점장 협의체 구성해 집단 대응
수수료 체계 변경돼 고객 항의도
  • 등록 2015-10-05 오후 4:58:02

    수정 2015-10-05 오후 5:32:40

한화투자증권 본사 입구 전경.(사진=이명철 기자)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한화투자증권(003530)이 ‘서비스 선택제’를 시행한 첫날 직원 반발과 고객 혼란이 이어졌다. 주진형 사장이 내부 반대를 무릅쓰고 제도를 강행하면서 지점장들은 조직적인 대응에 나섰다. 상담과 비상담 계좌를 나눈 제도를 이해하지 못해 피해를 입은 고객들의 항의까지 터져 나왔다.

한화증권이 이날 처음으로 시행한 서비스 선택제는 고객 투자 방식에 따라 지점 프라이빗뱅커(PB) 상담을 받는 ‘컨설팅 계좌’와 상담 없이 직접 거래하는 ‘다이렉트 계좌’로 구분한 제도다. 컨설팅의 경우 일정한 요율을 적용해 수수료를 정하는 반면 다이렉트는 거래금액과 상관없이 일정한 금액만 내도록 했다.

과당매매를 유발해 수수료 수익을 챙기는 증권사 주식영업 행태의 개선을 위해 주 사장 주도로 도입됐다. 다이렉트는 직원 실적으로 인정하지 않아 실질 임금 감소 등 피해가 우려되자 지점장과 지역 사업부장들이 지난달부터 반대에 나섰다. 이들은 대표실을 항의 방문하고 성명서를 발표하며 집단 항명에 나섰다. 주 사장은 주도 임원을 대기발령 조치하는 등 강수로 맞섰다.

내부 협의를 마무리하지 않은 채 제도가 시행되자 지점장들은 지난 2일 구성한 협의체를 가동, 집단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들은 사내 인터넷망에 성명을 올리고 “회사의 체력과 상황은 서비스 선택제를 받아들일 여건이 돼있지 않다”며 “개인 고객을 관리하는 현장 최전선인 리테일이 경영진의 불통 경영으로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주 대표는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도자 교체기간 중 기회주의적 출세주의가 기승을 떨게 돼있고 우리 회사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직원 반발에 대한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아 내부 갈등이 장기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홈페이지를 통해 서비스선택제 도입을 알렸지만 미처 제도 시행을 인지하지 못한 고객들이 혼란을 겪는 경우도 발생했다. 사전신청을 하지 않으면 이날부터 모두 다이렉트 계좌가 적용된다. 이 계좌는 통상 하루에 이뤄지는 주식거래를 1건으로 합산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건당 일정한 수수료를 책정한다. 온라인의 경우 1건당 수수료는 6950원(유관기관 제비용 제외)이다. 거래금액이 크다면 유리하지만 잦은 거래를 하는 소액 투자자에게는 불리한 구조인 셈이다. 실제 한 지점에서는 수수료 체제가 변경된 지도 모르고 한 주씩 주문을 넣었다가 과도한 수수료를 낸 고객이 항의하는 일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제도 시행에 앞서 혼란을 막기 위해 사전신청을 받아 계좌를 미리 고르도록 유도했다. 하지만 지난달말 기준 전체 고객 중 사전신청 비율은 15% 가량에 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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