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여성 CFO 선임..실리콘밸리 '여풍당당'

윈도 부진에 빠진 MS, 여성 두명 CFO 후보로
야후, 페이스북 등 여성 임원 활약 두드러져
  • 등록 2013-05-09 오후 5:30:15

    수정 2013-05-09 오후 5:30:15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마리사 메이어 야후 최고경영자(CEO)로 시작됐던 실리콘밸리 여풍(女風)이 다시 한번 거세게 불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정보기술(IT)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는 8일(현지시간) 새 최고재무책임자(CFO)에 골드만삭스 출신 에이미 후드(41)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MS 내에서 여성이 CFO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후드는 지난 2002년 MS내 오피스 사업부 재무 담당자로 입사한 후 온라인 화상 채팅 서비스 ‘스카이프’ 인수, 비즈니스 소셜네트워크 기업 ‘야머’ 인수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MS내 차기 유력 CFO 후보였던 타미 렐러도 MS 핵심 매출 부서인 윈도사업부에서 재무를 담당하고 있는 여성이다. MS는 최근 윈도 사업이 부진하자 위기에 빠진 회사의 구원투수로 이들 두 여성을 놓고 저울질을 하다 후드를 CFO로 정했다.

MS에 부는 여풍이 주목을 받으면서 2011년부터 페이스북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있던 셰릴 샌드버그(43)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여성에 대한 직장내 차별을 뜻하는 ‘유리 천정(glass ceiling)’을 깬 대표적 여성으로 통하는 그는 페이스북의 광고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세계 최고 IT 기업들이 앞다퉈 여성을 전면에 내세우는 데에는 여성이 이끄는 기업들이 남성보다 더 우수한 성과를 내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멕 휘트먼(56) 휴렛패커드(HP) CEO다.

세계 최대 온라인 경매업체 이베이에 CEO로 근무한 바 있는 멕 휘트먼은 지난 1998년 매출액이 8600만달러(약 936억원)에 불과했던 이베이를 2008년에는 매출 77억달러 기업으로 키워냈다.

미국 포털사이트 야후는 지난해 7월 마리사 메이어(38)를 CEO로 선임한 후 신바람을 내고 있다. 야후 주가는 메이어 취임 이후 50% 이상 올랐으며 기존 온라인에서 모바일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기업가정신 전문 연구기관 ‘카프만 파운데이션’은 여성이 이끄는 기업이 남성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뱁슨경영대학의 글로벌 기업가정신 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여성들이 이끄는 벤처기업의 실패 확률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연구 결과에서는 여성 CEO가 이끄는 벤처기업이 남성 CEO 벤처기업보다 매출이 12%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카프만 파운데이션은 주요 IT 기업내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실리콘밸리에서 여성 기업총수는 여전히 소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실리콘밸리 창업 기업 가운데 여성기업의 비율이 3%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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