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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상황에서 중고차를 사려한 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혹시나 침수차를 일반 차량으로 속여 팔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경기도 부천에 거주하는 이모(39)씨는 “전기차가 완전 상용화되기 전까지 중고차를 사려고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중고차 정보를 찾다 보니 침수차 걱정이 들어 아무래도 걱정된다”고 울상을 지었다. 중고차 구매 대신 새차를 알아보고 있다는 게 이씨의 주장이다.
실제로 이날 찾은 서울 양천구 신월동 중고차 시장은 침수차 우려 때문인지 가라 앉은 분위기였다. 매년 여름 장마철 손님이 줄어들긴 하지만 이정도까지는 아니었다는 게 자동차 딜러들의 설명이다. 이날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해당 시장을 살펴본 결과 차량을 구매할 목적으로 방문한 고객은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대부분 차량을 판매하러 방문했거나 해당 중고차 시장 직원들이었다.
중고차 딜러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침수차를 정상적인 차량으로 속여 팔 수 없도록 보험사 등록 등 시스템적 대비책이 마련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장마로 인한 침수차들은 시장에 풀리지도 않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10년 가까이 중고차 딜러를 하고 있는 강모씨는 “침수차의 경우 보험 조회시 바로 나오고 요새 유튜브나 인터넷을 통해 구별법도 잘 나와 있는데 이걸 속여판다고 하면 속상하다”며 “방문하는 손님들도 안전벨트를 끝까지 당겨보거나 에어컨을 일정시간 틀어보기도 하는데 웬만하면 다 해보시라고 설명드린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중고차에 대한 신뢰 회복을 위해 침수차임에도 이를 속여 판매하는 경우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성능 검사에서 침수차임을 100% 확신할 수 있는 상황에서 침수가 아니라고 표기했을 경우 징벌적 과징금을 물게 하는 등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며 “이러한 법제화를 통해 중고차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