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피신 중"…'부산 데이트폭력' 피해자 근황 들어보니..

  • 등록 2018-07-04 오후 2:55:56

    수정 2018-07-04 오후 2:55:56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이른바 ‘부산 데이트폭력 사건’의 피해 여대생이 3개월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피신을 다니는 것은 물론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A(19)씨는 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많이 회복하고 일상생활로 돌아오려고 노력 중”이라면서도 “부산에 잠시 있다가 많이 힘들어 다른 지역에 왔다”고 근황을 전했다.

앞서 A씨는 지난 3월21일 남자친구 B(19)씨에게 이별 통보를 했다. 이별을 통보를 받은 B씨는 직후 집으로 찾아와 주먹과 발로 A씨를 무차별 폭행했다.

B씨는 A씨의 집에서 A씨를 끌고 나오면서 머리채를 잡는 등 폭행을 서슴지 않았으며, A씨의 옷이 벗겨졌는데도 B씨는 자신의 집까지 A씨를 끌고 가 감금한 상태로 다시 폭행을 이어갔다.

이같은 사실은 A씨가 멍이 든 얼굴과 자신이 끌려가는 모습 등이 찍힌 아파트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 TV 화면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 후 3개월이 지났는데도 후 A씨는 아직도 부산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유는 다름 아닌 가해자 B씨가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해 계속 합의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

(사진=피해자 A씨 페이스북 캡쳐)
A씨는 “(B씨가) 제 친한 친구의 집이나 일하는 곳에 찾아가려고 하거나 일상생활을 하지 못할 정도로 전화를 걸기도 했다. 수신 거절 등록을 해놓자 다니던 학교로 편지가 지속적으로 도착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B씨는 A씨의 주변 사람들에게 돈까지 걸었다고. A씨는 “수배범한테 걸린 현상금처럼 저랑 약속을 잡아주면 돈을 주겠다는 명목으로 제 또래 애들이나 나이 좀 있으신 분들한테 부탁을 하는 일이 많았다”며 “제 입장에서는 협박으로 밖에 안 들린다. 섬뜩하다”고 토로했다.

이런 스트레스로 A씨는 아직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는 “자다가도 바람 소리에 놀라 벌떡벌떡 일어나서 문을 잠갔는지 확인한다. 이런 부분이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대검 강력부는 A씨의 데이트 폭력 사건 이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자 데이트 폭력 범죄 특성을 고려한 구속기준과 사건처리기준을 강화해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른바 ‘삼진 아웃제’로 같은 피해자들을 상대로 데이트폭력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다면 앞선 두 사건에서 피해자와 합의했더라도 원칙적으로 재판에 넘기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A씨는 “제가 데이트폭력을 경험해서 그런지 몰라도 삼진아웃제가 시행되더라도 (가해자를) 바로 구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더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이어 A씨는 “연인 사이였기 때문에 서로 신상에 대해 모르는 게 없어 데이트 폭력은 2차 보복의 위험이 더 크다”며 “만약 가해자가 구금돼 있지 않다면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못 나갈 것 같다”고 두려움을 호소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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