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브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맥쿼리 등은 2007년 딜라이브 지분 93.8%를 인수할 당시 특수목적법인(국민유선방송투자, KCI)을 통해 1조5670억원을 빌렸고, 딜라이브 자체 차입금 6330억원 등 총 2조2000억원의 부채가 있는데 올해 7월까지 갚아야 하나 돈이 없다. MBK 등 운용사들은 이미 9000억원의 투자 원금을 사실상 날린 상태다.
이에 따라 딜라이브 인수금융에 대출해 준 신한은행·국민연금· 등 대주단은 채무조정을 통해 2조2000억원 중 8800억원은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로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대출금도 금리를 깎아준 뒤 만기를 3년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현재 보유현금은 1100억원 규모로 유동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면서 “연초부터 적극적인 가입자 유치 및 해지 방어를 통해 방송가입자 순증 추세를 지속해 KCI 주주단과 채권단이 대출금 상환 연장을 논의하면 지연된 이자상환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딜라이브를 비롯한 케이블TV 업계의 수익성이 날로 악화되고 있어 걱정을 키우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15년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에 따르면 딜라이브가 속한 케이블TV사업자들의 매출은 통신사 IPTV의 공세로 2014년 사상 최초로 1.4% 감소(2013년 2조3792억원→ 2014년 2조3462억원)했다.
대주단이 대출금을 일부 깎아주고 만기를 연장해줘도 갈수록 경영이 어려워지는 케이블의 특성상 빚을 갚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대주단이 채무조정에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딜라이브 인수금융은 부도(디폴트) 처리되고, 딜라이브는 채권단 손으로 넘어간다. 대주단이 딜라이브 주식을 인수금융 지분 비율대로 나눠가질 수 있고,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사업)에 들어가거나 구조조정을 진행할 수도 있다.
매각 밖에 답 없어…SK-헬로비전 인수조건도 몸값 영향
하지만 50여 개에 달하는 대주단이 직접 딜라이브 경영에 뛰어든다 해도 2조2000억원에 달하는 빚을 갚을 정도의 경영 개선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딜라이브의 시장가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지분 매입 가격(53.9%를 대략 9000억원 정도에 인수, 100% 환산시 1조670억원)을 고려하면 1조원이 채 되지 않는다.
전용주 딜라이브 대표는 “지역 가입자 기반의 CJ헬로비전과 수도권 1위사업자로서의 씨앤앰의 기업가치는 다르다”고 했지만, 그 역시 당장 매각은 어렵다고 인정하면서기업가치를 올려 팔기 위해 사명을 씨앤앰에서 딜라이브로 바꾸고 콘텐츠와 결합한 신규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딜라이브가 어느정도의 몸값을 받을 수 있느냐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조건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조건을 통해 정부가 통신과 방송의 인수합병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IPTV와 결합상품 공세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케이블 업계 판도변화에 대한 의지는 어떠한지 등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