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신임 투표 제안한 문재인 대표 회군?

중진의원들, 당무위-의원 연석회의서 정치적 재신임 제시
문 대표측, 연석회의 결과보고 판단… 확실한 재신임 요구
비주류, 대표가 결단할 문제·단순한 신임은 가능으로 갈려
  • 등록 2015-09-18 오후 5:22:16

    수정 2015-09-18 오후 5:22:16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회군을 고려하고 있다. 공천혁신안 처리에 직을 걸었던 문 대표가 16일 열린 중앙위원회서 당헌 개정안이 만장일치로 처리되자, 승부수로 던진 재신임 투표 카드를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문 대표측은 당내 분열과 혼란을 끝내기 위해 특별한 사정변경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추석 전에 재신임 투표를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이었다.

18일 반전이 일어났다.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후 이어진 문 대표와 중진의원들의 회동에서 정치적 재신임이 절충안으로 제안됐고 문 대표가 이를 “신중히 고려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저녁 3선 이상 중진 의원 13명과 간담회를 갖은 이석현 국회부의장과 박병석 의원은 문 대표와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표의 재신임 문제는 중앙위에서 혁신안이 통과됨으로써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보고, 재신임을 묻는 당원과 국민에 대한 여론조사 철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부의장은 “당내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데 대표와 인식을 같이 했다”며 “당내 통합 결의를 재확인하고 다지는 의미에서 20일 저녁쯤 당무위-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열어 화합의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데까지 얘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중진들은 대표가 재신임 문제를 확실히 철회하면 의원과 당무위에서 중대한 상황의 변화가 없는 한 현 지도체제를 중심으로 확고한 리더십을 갖고 당을 운영하는데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표측, 대표 권위 인정하는 확실한 조치 필요 = 문 대표는 “언제까지나 흔들리며 있을 수 없다. 툭하면 ‘사퇴하라’고까지 하지 않았느냐. 대표로서 용인하기 어렵다”며 재신임투표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으나, 당무위원회-국회의원 연석회의의 정치적 재신임 방안을 제안하자, 한발 물러선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창당 60주년 기념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재신임 자체가 목적은 아니고, 당의 단합과 화합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그런 (다른) 방안이 있다면 그 방안도 얼마든지 모색해보지 않겠느냐”며 입장 변화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문 대표의 재신임투표 실시 여부는 오는 20일 당무위-국회의원 합동 연석회의에서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연석회의에서 문 대표를 확실하게 재신임하면 문 대표도 투표를 취소할 가능성이 크다. 문 대표측 관계자는 “중진의원들이 모은 의견처럼 (당내 통합을 위해) 재신임 투표를 철회해달라는 정도면 (투표를) 되돌릴 명분이 없다. 연석회의를 열었는데 논란만 벌이다가 말지 모를 일이다. 논의해보겠다고 했으니까 (대표가) 결과를 보고 판단할 것 같다. 재신임이 이뤄지면 당이 전과 후가 달라져야 할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대표의 권위를 인정하고 대표가 통합과 혁신, 총선승리를 위해 일할 수 있게 확실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런 조건이 갖춰져야 문 대표가 재신임 투표를 접을 수 있다는 얘기다.

◇연석회의가 주류-비주류 갈등 증폭 시킬 수도 = 문제는 문 대표를 얼굴로 해 총선을 치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비노계·비주류가 확실한 정치적 재신임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반응은 부정적이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재신임 투표 철회는) 대표가 결단하면 된다. 연석회의를 (정치적 재신임 수단으로) 갈음하고 안하고를 떠나 당을 갈등과 분열로 몰고 가면 안된다. 누가 유리하고 불리한 것을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유성엽 의원은 “개인적으로 재신임 투표 철회를 위한 단순한 신임은 몰라도, (그 이상을 요구하는 것은) 그 태도가 잘못된 것이다. 뭐든지 싸워서 이기고 결판내고 밀고 가겠다. 이런 태도보다도 진정으로 봉합하고 통합할 수 있는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 싸워서 끝내 한번 겨뤄보자는 것은 당 통합에 도움이 안될 것 같다”고 했다. 비주류 분위기상 문 대표측이 요구하는 확실한 정치적 재신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주류-비주류의 갈등을 봉합하고 문 대표의 재신임 투표 취소를 이끌어내기 위한 당무위-의원 연석회의가 당내 갈등을 더 증폭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6일 중앙위서 무기명투표 요구와 퇴장으로 의사 표시를 했던 비주류가 이번에는 순순히 물러서지 않을 수 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중앙위 당헌개정안 처리를 폭거로 보는 비주류가 행동에 나설 수도 있어 연석회의에서 결론을 못 내릴 수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재신임 투표를 강행하면 문 대표도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관련기사 ◀
☞ 문재인 대표 재신임 투표 취소할까
☞ 문재인 재신임 투표 관문 통과, 김상곤 "혁신의 기틀"
☞ 문재인 “오픈프라이머리 중론이면 받아들 수 있어”
☞ '문재인 재신임' 표결할 새정연 중앙위원회, 16일 오후 2시 시작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청룡 여신들
  • 긴밀하게
  • "으아악!"
  • 이즈나, 혼신의 무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