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5월 무역적자 23조원 '역대 2번째'…유가급등·엔저 직격

수입 48.9% 폭증 영향…3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 경신
수출은 15.8% 증가 그쳐…2014년 1월 이후 최대 적자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에 엔저로 더 비싸져 '이중고'
"공급망 혼란·유가상승·엔저 지속…적자폭 확대 전망"
  • 등록 2022-06-16 오후 3:12:04

    수정 2022-06-16 오후 9:34:0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이 5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 엔화 약세 등으로 수입액이 급증한 영향이다.

(사진=AFP)


16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이날 일본의 5월 무역통계(속보치)를 발표하고 수출액이 전년 동월대비 15.8% 증가한 7조 2520억엔(약 69조 5257억원), 수입액은 48.9% 늘어난 9조 6367억엔(약 92조 3524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2조 3846억엔(약 22조 861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10개월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간 것이며, 역대 최고치였던 2014년 1월(2조 7951억엔) 다음으로 많은 규모다.

16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수입액이 3개월 연속 사상 최고액을 경신하면서 적자 규모를 키웠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에너지 수입 비용이 크게 늘어난 데다, 엔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수입 물품 구매시 같은 물량을 이전보다 더 비싸게 사들이게 된 영향이다.

실제 아랍에미리트(UAE)와 호주 등지로부터 수입하는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액이 각각 2.5배나 급증했고, 석탄 수입액도 3.7배 크게 늘었다. 원유 수입액은 14개월 연속 증가 추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물량 기준으로도 7개월째 증가세다.

수출액 증가에는 철강 수출이 60.2% 늘어난 것과, 등유 등 광물성 연료 수출 5배 급증한 것이 기여했다.

지역별로는 대미 무역흑자가 3278억엔으로 전년 동월대비 8.6% 줄었다. 이는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수입액은 24.2% 증가한 9268억엔으로,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이 79.3%, 항공기용을 포함한 원동기 수입이 58.5% 각각 늘었다. 반면 자동차 수출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수요 감소, 반도체 공급난 등으로 15.6% 감소했다.

대중 무역수지는 6077억엔 적자를 기록, 14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자동차 수출이 36.3% 줄었고, 스마트폰을 포함한 통신기 수입이 25.7% 증가했다. 집적회로 등 반도체 등 전자부품 수입이 54.9% 늘었다.

대러시아 무역적자도 1469억엔으로 2.7배 급증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물류망 혼란, 일본 정부의 수출 금지 조치 등에 따라 수출액이 57.1% 급감한 263억엔에 그쳤다. 반면 수입액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49.8% 증가한 1732억엔을 기록했다. 원유 및 석탄 수입이 물량 기준으로는 각각 34.9%, 43.2% 감소했지만 수입액 기준으로는 각각 31%, 2.2배 늘었다.

중국발 공급망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수출 환경은 날로 악화하고 있어 향후 일본의 무역수지 적자가 더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나가하마 토시히로 다이이치 생명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원유선물 가격이 지속 상승하는 가운데 엔저 현상이 심화할 경우 연간 무역적자는 작년 4조엔에서 올해 15조엔까지 확대될 수 있다”며 “올해 해외로 유출되는 소득이 10조엔에 달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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