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명과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8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출석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
|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채모 상병 사망사고 처리 과정에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8일 고발인 자격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출석했다.
공수처는 이날 박 전 단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오후 5시경부터 5시간가량 구체적 고발 경위와 국방부 지휘부와의 의사소통 과정을 조사했다. 조사를 마무리하지 못한 공수처는 추가 조사 일정을 잡을 예정이다.
이날 박 전 단장 측 법률 대리인 김정민 변호사는 채 상병의 과실치사 혐의자를 특정하지 말라는 지침을 준 적이 없다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 발언에 대해 “전형적인 위법한 수사개입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또 녹음파일 등 수사 외압을 증명할 핵심 증거 공개 여부에 대해 “외압의 실체는 이미 객관적인 증거로 어느 정도 밝혀진 것 아닌가”라며 “내부 협의를 통해 공개할 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3일 박 전 단장 측은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과 유재은 법무관리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순직한 채 상병 사건이 군사법원법상 군에서 수사할 수 없는 사건에 해당 돼 적법하게 경찰에 이첩했으나, 국방부 검찰단이 영장 없이 자료를 회수해 직권을 남용했다는 입장이다.
또 유 법무관리관이 혐의자와 혐의 사실을 특정하지 말고 넘기라고 지시해 수사단장의 정당한 권한 행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박 전 단장은 장관 지시를 따르지 않은 항명 등 혐의로 군 검찰에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군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