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약 연구&개발 컨설팅 전문가, 치매 신약 개발에 나서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는 20여 개의 후보물질을 확보한 다음, 직접 신약으로 개발하기 위해 2010년 아리메드를 설립했다. 이후 3년 뒤 아리바이오로 사명을 변경했다. 아리바이오는 2021년 11월 최초로 경구용 치매치료제 ‘AR1001’의 임상 2상에 성공하면서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올해 말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임상 3상을 위한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리바이오는 치매 신약 파이프라인으로 AR1001 외에도 3개의 후보물질을 더 개발하고 있다. 폐혈증치료제인 ‘AR2001(전임상 완료)’과 비만치료제인 ‘AR3001(임상 1상 완료)’도 확보하고 있다.
정 대표는 1990년대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소에서 단백질 또는 이를 잘게 쪼갠 펩타이드에서 효율적인 물질을 찾아 헤멘 연구자였다. 1998년부터 신약 개발에 참여해 온 김 대표는 2004년 ‘EU-Biotech(바이오텍)’을 세운 뒤 본격적으로 국내외 제약사의 신약 개발 컨설팅 업무를 진행했다. 동화약품(000020)의 골다공증치료제(DW1350)와 SK케미칼(285130)의 항암제(도세탁셀) 등의 인허가 절차를 주도했다.
정 대표는 “신약 연구와 개발 컨설팅을 10년 이상 하다 보니 가능성이 있지만, 빛을 보지 못하는 물질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AR1001을 포함해 20여 개 후보물질을 사들였고 직접 개발하기 위해 회사를 세웠다”고 말했다.
|
약물 평가 및 임상 설계 플랫폼 ‘ARIDD’ 갖춰
아리바이오는 전 세계 대학이나 기업이 갖고 있는 연구단계에 있는 물질을 사들여 신약으로 개발하기 시작한다. 새로운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것과 동시에 아리바이오의 자체 약물 평가 및 임상 설계 플랫폼인 ‘아리디디(ARIDD)’가 작동하게 된다.
ARIDD는 신약 후보물질의 효능과 독성을 재평가하고 임상 계획 및 기간 등을 디자인하는 총체적인 과정을 의미한다. 정 대표는 “일정 부분 효과를 보고 사 온 후보물질의 독성과 안전성 위주로 자체 평가를 다시 실시한다”며 “약물을 개발하는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에서 안전성은 가장 큰 이슈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과 미국, 국내 등 각지에서 개발 업무를 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한 ARIDD에 따라 우리 약물의 특성에 맞는 임상 계획을 직접 짠다”며 “후보물질의 특징을 누구보다 제대로 알기 때문에 전기와 후기로 임상을 나누지 않고 한 번에 가야 할지 등을 판단해 임상 과정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처음 회사를 시작할 때 찾은 20여 개 후보물질에서 자체적인 ARIDD 평가를 거쳐 살아남은 것은 3개뿐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살아남은 3가지 물질이 앞서 언급한 AR1001, AR2001, AR3001이다.
약물 기전 예측 AI 솔루션 개발, 코스닥 상장은 도전 중
아리바이오는 최근 신약 개발 과정에서 나타나는 예기치 못한 약물의 부작용을 예측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시뮬레이션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아리바이오 구성원은 약 80명으로 이 중 47명이 생명공학과 컴퓨터공학 분야 연구원이다.
정 대표는 “약을 먹었을 때 몸에서 일어나는 모든 변화를 측정하는 것은 어렵다”며 “우리가 가진 약물의 임상데이터를 학습한 AI의 예측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AI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더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임상 계획을 짤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아리바이오는 2018년 코스닥 상장 도전 후 실패한 경험이 있다. 그는 “올해 내로 자료를 모아 재신청할 계획”이라며 “치매치료제의 임상 성과와 개발 지속성, 추가적인 약물 예측 빅데이터 기술 등 내년에는 코스닥 시장에 진입할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