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넉달째 '셀 코리아'…주식시장서 21조 순매도

한국은행, 11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
국내주식 4개월째 '팔자'…11월 순매도금액 29.5조달러
미 대선 및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 반도체 실적까지 우려
"당국 시장안정화 조치로 외화자금시장 영향은 제한적"
  • 등록 2024-12-12 오후 12:00:00

    수정 2024-12-12 오후 12:00:00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팔자’ 우위가 넉 달째 지속되고 있다. 미국 대선 이후 글로벌 금융 환경 변화를 비롯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우려가 커지자 국내 증권투자자금의 순유출 규모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최근엔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국 불안까지 더해져 국내 증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29조 5000억달러를 순매도했다. 넉달째 매도 우위세가 지속하는 모습이다. 이 기간 동안 총 145억 4000만달러(약 21조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내 반도체 기업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와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외국인 투자금이) 순유출됐다”고 설명했다.

채권자금은 연말을 앞두고 외국인 투자가 둔화된 가운데 단기 차익거래유인 축소 등으로 인해 순유입 규모는 전월(40조 5000만달러)보다 줄어든 8억 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주식 매도세에 채권에 대한 유입까지 줄어들면서 국내 증권 투자금 순유출 규모는 21억 4000만달러로 전월(1억2000만달러)에 비해 확대됐다.

미국 달러는 미국채 금리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유로지역 경기 둔화 전망 등으로 강세 흐름을 지속했다. 지난달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의 전월대비 상승률은 1.63%다.

엔은 금리 인상기대 강화에도 금융완화기조 유지 기대가 커지면서 강세폭이 축소됐다. 지난달 우에다 일본은행 총재는 “금리 인상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발언을 했으나 이후 이시바 총리는 정부 및 일본은행이 양적완화 정책을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유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 기대 강화와 프랑스의 정치적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약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견조한 미국 경제지표 및 미 대선 결과에 따른 달러화 강세,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큰 폭 상승했다.

달러 조달 여건을 나타내는 3개월 원·달러 스와프레이트(원화 조달 금리)는 11월 -1.67로 전월(-1.84)보다 상승했다. 원·달러 스와프레이트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달 10일 기준으론 -1.62으로 소폭 추가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의 분기말 대차대조표(B/S) 관리 요인 해소, 외국환은행들의 포지션 조정 목적 외화자금공급 등으로 상승했다”면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양호한 외화자금사정, 당국의 시장안정화 조치 발표 등으로 외화자금시장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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